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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안면마비 50대 신사분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이 분은 목양체질인데 예전에 위선종 절제 후 어느 임상시험약물을 복용했다가 뒷골이 아프고 입술 떨림이 와서 치료해드린 적이 있다. "이번에는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물어보니 3일 전 안면마비가 왔다는 것. 왼쪽 눈이 완전히 안 감기고 '아'음과 '오'음을 소리낼 때 좌우균형이 안 맞는다. 안면마비를 한방에서는 '구안와사'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입과 눈이 비뚤어지는 병'이라는 뜻이다. 안면마비가 오면 유양돌기(귀 뒷쪽에 있는 두개골의 뼈가 튀어나온 부분)의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 분은 그 통증이 없어 "혹시 드신 약이 있냐?"고 물어보니 팜비어정과 소론도정 복용중. 팜비어는 항바이러스제이고 소론도는 스테로이드다. 보통 양방 신경과에서 안면마비 환자가 오면 이렇게 1.. 더보기
염증은 아니죠? 환자분들이 가끔 하는 질문 가운데 "이건 염증은 아니죠?"가 있다. 이 질문의 속뜻을 풀어보면 "이거 심한 건 아니죠?. 치료하면 빨리 좋아질 수 있죠?"가 된다. 그런데 이 질문은 이런 속뜻과는 별개로 환자분들이 자주 접하는 개념상의 혼동을 드러낸다. 왜냐하면 어떤 증세든지, 그 증세의 경중을 막론하고 그것들은 모두 본질적으로 염증이기 때문이다. 단지 염증의 위치, 정도, 양상이 다를 뿐이다. 폐렴은 폐에 생긴 염증, 간염은 간에 생긴 염증, 위염은 위에 생긴 염증이다. 위치는 다르지만 염증이라는 데는 차이가 없다. 앨러지성 두드러기와 화상을 입은 피부는 염증의 정도는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염증이다. 콧물을 줄줄 흘리는 수양성 비염과 건조한 사막을 연상케 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양상이 다르지만 결국 같은.. 더보기
급한 불은 끄고 싶다고요? 허리를 치료해드린 여성분이 "딸이 아토피가 있다"고 해서 데려와보시라고 했다. 진찰을 해보니 팔꿈치, 손목, 오금이 헐어있고 거칠다. 이미 태선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입주변과 눈 언저리도 발진이 나 있고 부어있다. 아토피는 2~3년 되었고, 스테로이드를 간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곧바로 스테로이드를 중단시키고 체질 감별에 들어갔다. 아이 체질은 어머니와 같은 토양체질로 나왔다.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를 잡아주는 처방을 한달 분 투여하고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는 한방연고를 주었다. 체질에 맞는 음식을 알려주고 침치료는 1주에 한두 번 병행하였다. 비누와 샴푸 사용도 중지시켰다. 계면활성제 성분이 피지를 제거하여 피부를 척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는 격렬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1.. 더보기
아토피와 성장 치료를 받던 분이 "아이가 두피염이 있고 이마에 여드름이 있다"고 하셔서 데려와보시라고 했다. 아이를 진찰해보니 두피염보다 아토피가 심각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꽤 오래 사용한 상태. 아토피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끝없는 싸움'이 되기 때문에 바로 중단시키고 리바운드가 올 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로부터 3일째 아이의 눈이 충혈되고 목에 뭐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있다고 했을 때 지금은 그것이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문득 체질감별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가능성을 배제하려고 의심이 되었던 목양체질에 맞는 침을 시술하고 경과를 지켜보았다. 다음날 상태가 양호하여 목양체질약을 함께 투여해보았더니 왼쪽 팔의 피부염이 확대되었다. 모친에 따르면 주말에 훈제오.. 더보기
쿠싱증후군 손가락에 습진이 생겨 고생하신 분이 있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자주 사용하길래 리바운드가 올 거라고 이야기했지만 반신반의하시며 "대부분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데 괜찮지 않나요?"라고 하여 다시 이야기했다. "누구나 그런 식으로 시작하죠. 지금 하루에 약을 10개씩 드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그렇게 쉽게 시작합니다. 그런 대증요법을 쓰면서 없던 증상이 생기고 그에 따라 약도 점점 늘어나고 그러면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죠." 그래도 경각심이 없어보여서 놔두었는데 결국 스테로이드 용량을 늘려도 점점 효과가 약해져서 다른 병원에서 다시 약을 받아오셨다. 그 역시 스테로이드였다. 그걸 사용 후 '다시 말짱해졌다'고 좋아하시다가 며칠 지나 이제는 얼굴까지 화끈거리게 되어 다시 그 병원에 가 봤지만 "이상하군요, 큰.. 더보기
스테로이드로 인한 백내장 호리호리한 체격의 아주머니 한 분이 "1주 전부터 목이 오른쪽으로 안 돌아간다. 오른쪽 새끼손가락도 뻣뻣하고 저리다"며 치료를 원하였다. 사용하는 약물은 안약 말고는 없다. 백내장으로 눈도 침침하다는 것. 모 안과에서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는데 본인은 내키지 않아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 분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플 때가 많고 평소에 성격이 급해서 일 쌓아두는 것을 못 참는다"고 하였는데, 체질을 진찰해보니 토양체질이었다. 본인 체질에 맞지 않는 섭생을 하면 장부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그것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척추의 균형도 무너지면서 그 구멍들에 염증이 생긴다. 그러면 이 구멍들을 지나는 신경다발이 눌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두개골이나 경추에 있는 구멍에 염증이 생기면 목디스크·구.. 더보기
두드러기 모자를 쓴 60대 남성이 진찰실로 들어왔다. 피부병 때문에 오셨다고 한다. 4년 전 오른쪽 허벅지에 습진이 생겼는데 연고제를 바른 후 사타구니와 음낭부위로 갈매기모양처럼 번지더라는 것. 그래서 집근처 피부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점점 두드러기로 변했고, 일산 큰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은 다음 동네 피부과에서 약물치료를 수달간 받았으나 재발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다시 교하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약을 타 먹었으나 더 심해질 뿐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이곳으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 두드러기는 땀을 내면 악화되는 듯 하여 더운물로 목욕을 못하고 냉수욕을 하루에 두 번 해야 가려움이 잠시 가라앉는다고 하였다. 또 직업상 운전을 많이 하는데 오래 앉아있다 보면 음낭 밑에 땀이 차면서 두드러기 발진과 가려움.. 더보기
스테로이드 리바운드: 세포 단위의 화재 전화가 왔다. 미국에 사는 언니를 치료해달라고 부탁했던 분인데 "언니 아픈 데가 모두 사라졌다"고 전해주셨다. 자세히 들어보니 발뒤꿈치 화끈거림이 남아있었지만 어쨌거나 호소증상 대부분이 사라진 것은 분명했다. 이 분의 언니는 천식·관절염을 앓고 있었고 스테로이드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런 분들은 스테로이드를 중단하면 그동안 밀린 면역반응이 한번에 올라오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이것을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라고 한다. 그동안 스테로이드 리바운드 치료는 여러 차례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에 이 결과는 상당히 값진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부신피질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인데 그 원료는 콜레스테롤이다. 간단히 말해 지방성분, 기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은 일반적으로 세포막 구성성분이다. 세포는 대부분 물로 이루어지는데 .. 더보기
스테로이드 금속에 의한 알러지성피부염으로 치료하는 분이 있다 일하시면서 금속을 많이 만졌는데 금속이 닿는 양손바닥 가운데 부분과 손가락안쪽이 건조하고 딱딱해지고 갈라졌다 피부과에서 수년간 스테로이드를 썼는데 소화가 안되고 얼굴이 자꾸 붓는다고 하셨다 스테로이드는 콩팥을 억제한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를 오래 복용하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얼굴이 붓는다 때로 혈압을 높이기도 하고 상열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스테로이드는 면역반응을 억제해서 치유를 방해한다 스테로이드를 끊게 하고 콩팥기능을 촉진하는 침 한약을 병행했다 또, 자기 전에 스테로이드 없는 한방연고를 바르게 했다 스테로이드 끊은지 1주 후부터 갈라졌던 피부가 아물었다 하지만 2주간 스테로이드 리바운드가 나타나서 얼굴이 가렵다고 호소했다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는 스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