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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테로이드로 인한 백내장

호리호리한 체격의 아주머니 한 분이 "1주 전부터 목이 오른쪽으로 안 돌아간다. 오른쪽 새끼손가락도 뻣뻣하고 저리다"며 치료를 원하였다. 사용하는 약물은 안약 말고는 없다. 백내장으로 눈도 침침하다는 것. 모 안과에서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는데 본인은 내키지 않아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 분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플 때가 많고 평소에 성격이 급해서 일 쌓아두는 것을 못 참는다"고 하였는데, 체질을 진찰해보니 토양체질이었다. 본인 체질에 맞지 않는 섭생을 하면 장부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그것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척추의 균형도 무너지면서 그 구멍들에 염증이 생긴다. 그러면 이 구멍들을 지나는 신경다발이 눌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두개골이나 경추에 있는 구멍에 염증이 생기면 목디스크·구안와사·안면통증·시력감퇴 등의 이상이 발생한다. 이 분의 증상도 이러한 까닭으로 생긴 것인데 체질치료를 받으면서 목이 정상이 되었을 뿐 아니라 백내장도 함께 치료되었다. 치료하는 족족 효과가 나타나자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기뻐하였다.


요즘은 스테로이드가 전방위로 사용되는 듯 하다. 관절염에도 쓰고, 천식에도 쓰고, 피부염에도 쓰고, 심지어 안약에도 사용한다. 그런데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를 유발한다. 다시 말해 스테로이드로 억제한 염증반응은 다시 돌아온다. 다시 돌아올 때는 예전에 수행되지 못했던 그러나 몸의 질서상 반드시 수행되어야만 하는 면역반응이 모두 더해져서 돌아온다. 즉 염증반응이 더욱 극렬해진다.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는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병명이 달라진다. 관절이라면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라면 아토피성 피부염, 눈이라면 백내장이나 녹내장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그러나 그 본질은 모두 같으니 바로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다. 가벼운 관절염에 스테로이드를 자주 사용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된다. 가벼운 피부염에 스테로이드를 자주 사용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이 된다. 가벼운 눈병에 스테로이드를 자주 사용하면 백내장 녹내장이 된다. 애초에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았다면 더 심해지지는 않았을 텐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다. 미봉책이 만들어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한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뿌옇게 되어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것인데, 이것은 다른 질환들처럼 일종의 자기방어 메커니즘으로 나타난다. 체질에 맞지 않는 섭생(음식,목욕,운동,약물,주거 등)으로 내부장기의 선천적인 적불균형이 심화되어 과불균형이 되고 그 영향으로 안구에 잦은 염증이 생긴다. 여기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그 염증이 잠시 멎지만 염증을 유발하였던 부적합한 섭생을 바꾼 것은 아니므로 그 영향력은 계속 남아서 몸에 작용하고 수행되어야 하는 면역반응이 축적된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사용이 늘어날수록 몸에 쌓인 스테로이드는 산화콜레스테롤로 변성되고 수행되어야 하는 면역반응과 결합하여 리바운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염증은 더욱 극심해지며, 이에 대하여 수정체가 더이상의 파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그 결과 뿌옇게 되어 시야가 흐리게 되는 것이 백내장이다. (자기보호 메커니즘에서 흔히 일어나는 변화는 경화硬化다. 경화는 보호하려는 장기나 조직에 따라 단백질의 변성, 지방의 축적, 석회성 변화 등으로 나타난다.)


필자는 '스테로이드'라는 약물 하나만 만성질환 치료에서 완전히 배제하여도, 세간에 유행하는 질병의 병리가 매우 단순해져서 치료가 좀 더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의 병은 대부분 의원병醫原病이다. 의료가 병을 만든 것이고, 따라서 대증요법을 배제해야만 치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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