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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골다공증

예전에 담낭염을 치료해드린 60대 남성이 손목과 발목의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였다. 한 달 전부터 그런 증세가 오는데, 복용중인 약물을 확인해보니 포사맥스가 있다. 5개월간 복용했다는 것. 그 약물의 부작용 가운데 관절통이 있어 일단 그 약을 중지한 채 체질침을 시술하였다. 통증이 절반 정도 줄었으나, 완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포사맥스는 골다공증에 쓰는 약으로 그 성분은 알렌드론산나트륨이다. 알렌드론산나트륨은 골다공증 주사제로도 쓰고 알약으로도 나오는데 결국 같은 약이다. 그런데 이 약은 최근 턱뼈 괴사, 대퇴골 골절, 식도암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골다공증을 치료하려고 먹는 약이 뼈를 망가뜨린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포사맥스를 포함한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에 한해서는 분명히 사실이다.

 골다공증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잘 나타난다. 주로 갱년기에 시작되는데, 이 때문에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가 시작되던 초기에는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사용했으나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발암을 촉진하여 지금은 뼈에만 작용하여 골흡수를 억제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포사맥스는 이 계열의 약물이다. 그러나 이 역시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부작용은 골대사를 잘못된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뼈는 골형성과 골흡수가 번갈아가며 강해진다. 여기서 골형성과 골흡수는 상호보완의 관계로, 골흡수는 '낡은 건물의 재건축을 위한 해체 작업'과 같다. 하지만 기존 요법은 골형성과 골흡수를 상반된 관계로 보아 골흡수를 억제하려고만 한다. 그래서 몸이 원하는 뼈의 재건축이 방해 받고 그 강도가 외려 약해지는 것이다. 

우리 몸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기제가 있다. 예를 들어 혈관은 더울 때는 확장하여 열을 식히고 추우면 수축시켜서 열의 손실을 막는다. 심장도 몸이 추우면 혈압을 올려 신진대사를 활발히 도와주고 더우면 내려서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막는다. 땀구멍도 더울 때는 열리고 추울 때는 닫혀서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따뜻한 지방에 살던 사람이 추운 지방으로 옮겨 살면 콧수염이 훨씬 길고 두껍게 자란다. 심장, 혈관, 땀구멍, 수염만큼은 아니지만 뼈도 환경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최적의 상태로 재구성한다. 평소의 활동이 근육에 전달하는 압력의 크기와 방향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 재구성은 골흡수와 골형성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며 따라서 골흡수를 억제하면 이 연속적인 과정의 한 축을 무너뜨려서 재구성 전체가 방해를 받는다. 이런 상태로는 골밀도 감소율이 줄어든다고 하여도 그 실체는 붕괴직전인 건물을 무기한 방치하는 것과 같으니 유익할 것이 없다. 

포사맥스 부작용으로 턱뼈와 대퇴골이 주로 무너지는 것은 이 뼈들이 가장 크고 빈번한 압력을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턱뼈는 음식을 먹고 말을 하고 운동을 할 때 모두 사용한다. 대퇴골은 체중의 상당 부분을 지탱한다. 당연히 '뼈의 재건축'이 자주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다른 뼈도 문제가 올 수 있다. 턱과 대퇴골은 다른 부분보다 취약할 뿐이다.

"자연의 기준과 사람의 기준이 다르다"

몸(자연)은 골대사와 관련하여 혈중 칼슘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기존 골다공증 치료법은 골밀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필자는 여기서부터 치료가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되었다고 본다. 자연의 의도를 알아차려야 한다. 몸이 골밀도가 아니라 혈중 칼슘농도를 기준으로 삼는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혈액은 '몸 안에 있는 바다'와 같다. 약 100년 전 프랑스의 생리학자이며 생물학자였던 르네 퀸톤(René Quinton , 1866 - 1925 )은, 그의 역저 <L'Eau de mer, milieu organique>에서 모든 생물은 바다에서 유래하였기에 바닷물과 혈장의 구성이 같다고 하였다. 퀸톤은 깨끗한 바닷물로 개의 혈액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데 성공하여 혈액과 바닷물이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르네 퀸톤에 따르면 생명체는 그 안에 바다를 품고 있고 그 바다의 질質은 늘 그러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 바다를 구성하는 미네랄의 비율이 달라지면 질병이 오고 그 비율이 본래의 균형을 찾으면 다시 건강해진다는 것. 그래서 혈중 미네랄 농도는 바닷물의 그것처럼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여야 한다. 혈중 칼슘농도가 떨어지면 몸은 뼈에서 칼슘을 뽑아서라도 그 부족분을 채워서 그 바다의 원래 상태를 복원하고, 이것이 바로 골다공증이다. 그러므로 골다공증은 부적합한 환경에 대하여 몸 스스로 적응한 결과다. 그러므로 그 환경을, 그 혈액의 상태를 원래대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무시하고 인간의 기준, 즉 일정한 골밀도를 얻기 위하여 혈중 칼슘농도의 항상성을 여러 경로를 통하여 방해하면 그것은 자연 스스로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과는 괴리가 있어 건강을 잃게 된다는 것. 올바른 요법은 혈중 칼슘농도가 몸이 필요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상태 위에서 골밀도가 증가해야 한다.

혈중 칼슘농도를 증가시키려는 방편으로 칼슘제 역시 권장되지만 칼슘을 자연스러운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고 보충제로 섭취하는 경우 심혈관 질환의 발생빈도를 높여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 D를 권장하기도 하는데 목양체질과 목음체질한테는 도움이 되지만 나머지 여섯 체질은 비타민 과잉증으로 부작용을 겪는다. 체질에 맞는 음식 중 칼슘이 풍부한 것을 꾸준히 섭취하면 이런 부작용 없이 혈중 칼슘농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뼈가 튼튼해진다. 목양 목음은 유제품, 금양 금음체질은 뼈채 먹는 생선류, 수양 수음은 해조류, 토양 토음은 유제품과 새우로 충분한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즉 골다공증이라는 결과 자체를 직접 수정하려고 하면 안되고 그런 결과를 초래한 원인을 살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원인이 혈액의 상태이고 혈액의 상태는 다시 체질에 맞는 음식 섭취 여부에 달려있으므로 골다공증을 치료하기에 앞서 체질을 살펴야 한다는 것. 8체질의학은 대증요법이 아니라 근본요법, 원인치료다. 원인을 무시하고 결과를 바로잡으려 한다면 한계와 부작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골다공증 치료에서 지름길은 없으며 정도正道를 걸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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