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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밥상 위의 혁명

가끔 필자는 진료실을 찾는 분들에게 '밥상 위에서 혁명을 하라'고 한다. 흔히 혁명이라고 하면 정치제도나 경제시스템을 바꾸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그것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고 예전의 것에 비해 분명히 진일보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뚫고 합의에 도달하고 실행하기까지는 아주 긴 시간과 엄청난 수고가 따른다. 요컨대 세상을 바꾸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에 비하면 밥상을 바꾸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가장 적은 노력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은 단언컨대 밥상을 바꾸는 것이다. 사람이 느끼는 행복한 기분은 다분히 생물학적인 바탕에 기초한다. 내 체질에 맞는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고 해로운 음식을 피하는 것으로 몸의 항상성을 보장받을 때 사람은 비로소 편안함과 살아있는 충족감을 느낀다. 반면 사회제도를 아무리 근사하게 개혁하더라도 자기 일상, 자기 밥상을 개혁하지 않는 한 그 사람이 행복함을 느낄 가능성은 전무하다. 매일 체질에 안맞는 음식의 섭취로 인해 배에 가스가 차서 팽만해지는 사람이, 아토피로 매일 밤 잠을 설치는 사람이 사회제도가 개혁되었다고 행복해지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세상 개혁하기 전에 밥상부터 개혁해보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내 체질에 맞게 장을 보고, 요리하고, 식사를 꾸준히 한다면 자기 인생에서 90퍼센트 이상을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더라도 그것은 몸으로 이루는 것이고, 그러므로 그 몸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체질식을 실천하는 것은 분명히 인생의 90퍼센트 이상을 잘 살아내는 것이다. 흔히 인용되는 '사람은 빵(음식) 만으로 살 수 없다'는 이야기는 우선 그 빵(음식)을 체질에 맞게 섭취하여 건강해진 사람한테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밥상도 자기 의지로 바꾸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 이상의 것을 모색하겠는가?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밥상 위의 혁명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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