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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목양체질 당뇨환자는 밥 대신 두부

2020년 3월부터 치료받고 계신 70대 남성분이 있다. 서울에서 전립선암 2기로 진단받고 필자의 한의원에 내원하기 3개월 전 당뇨병도 진단받았다. 근이완제, 혈당강하제,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노니 쥬스도 드셨는데 기운 없고 속이 불편하며 뱃속에 힘줄이 선다. 왼쪽 발목이 붓고 아프고 가끔 왼쪽 어깨도 아프다. 냉수욕을 하면 감기에 걸리고, 해산물은 소화가 잘 안되는데 특히 꼬막이 그렇다. 매운 것은 먹어도 괜찮다. 전립선약 안 먹으면 밤에 한 두 번 소변 보러 일어나야 한다. 약간 변비기가 있다. 따님이 부갑상선에 있는 혹을 떼어낸 후 신장결석이 생기고 자궁에도 문제가 생겼다가 8체질의학으로 효과를 보고 부친에게도 진료 받으시라고 권하여 오셨다.
체질침을 시술하고 체질식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모든 약물을 끊게 하고 노니쥬스도 중단시켰다. 다음 날 "속 결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풀어졌고 소변도 맑아졌다". 그 다음 통증에 포인트를 맞추어 치료하니 다음날 "어깨가 많이 부드러워졌고 오래 전부터 배가 불뚝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처음에 가정했던 목양체질이 맞음을 확인하고 계속 치료를 진행, 2주 후 "전립선약을 끊어도 소변줄기가 좋아졌다". 치료 초기에는 체질에 안맞는 음식, 예를 들어 돼지고기, 홍어탕, 오이, 잎채소를 드실 때마다 소화장애가 일어났고 컨디션이 무너지다가 체질침을 맞으면 회복되기를 거듭하였다. 그러다가 체질에 맞는 음식만 드시면서 속이 많이 편해지셨다.
최근 검진 결과, 전립선암은 악화되지 않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는 고령의 암환자분들에게는 '암을 완전히 죽일 생각 하지 말고 암과 함께 늙어가시라'고 한다. 암을 죽이려고 발버둥치다가 더 빨리 가시는 분들이 많다. 70대 환자는 암을 가진 채로 건강관리 잘하면서 20년 더 살다가 가시는 것이 무리하게 항암하다가 그 부작용으로 일찍 죽는 것보다 이익이다. 항암제는 정상세포도 죽인다. 표적 항암제도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건 마찬가지다. 암을 죽이려고 하다가 명줄 줄어드는 이유다. 암은 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결과가 아니라 원인을 바로잡아야 한다. 암세포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원인은 체질에 해로운 음식이 체질적인 불균형을 확대하고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최근 유행하는 고지혈증약은 세포막의 재료가 되는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방해하여 세포막을 약하게 만들고 결국 세포를 세포막 밖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그러면 그 위험에 대응하려는 세포의 돌연변이가 유도되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암환자를 낳는 것이다. 그래서 체질에 안맞는 음식, 대증약물을 멀리하고 양생養生을 추구해야 한다.
이 분은 침과 음식 위주로 치료했고, 체질약은 중간에 환자분이 요청하여 세 번 정도 썼다. 이 약들은 암을 죽이는 것을 목표로 쓴 것이 아니라 환자의 컨디션을 보조하는 처방이며, 특히 마지막 약은 턱관절 증후군을 치료하는 처방이었다. 8체질의학의 암 치료 초점은 암이 아니라 환자의 체질적인 불균형이다. 그 불균형이 심해진 결과가 암이기 때문이다.
치료하면서 고비도 있었다. 목양체질 당뇨는 저탄고지(탄수화물은 줄이고 지방 위주로 섭취하는 것)해야 하는데 체질침 치료 후 컨디션이 좋아지시자 방심하여 국수를 폭식하시고 당뇨병이 재발했다. 목이 타는 듯한 갈증과 피로, 살이 빠지고 컨디션이 무너졌다. 필자가 치료하면서 가장 가슴 떨리는 경우는 난치병 환자가 필자의 권고를 무시하고 체질에 해로운 것을 막 먹을 때다. 그러면 치료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몸상태가 급변해서 우선 혈당강하제를 사용하시라고 했다. 그리고 '체질에 해로운 것을 드시면 계속 치료하기 어렵다. 죄송하지만 다른 곳에 가보셔야겠다'고 말씀드렸다. 보통 이렇게 얘기하면 환자분은 치료를 포기한다. 그런데 치료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체질식을 어기거나 치료자의 권고를 무시한 채 내달리는 난치병 환자를 계속 잡고 있다가는 치료자도 같이 파멸할 수 있다. 결과가 안 좋아지면 환자는 본인이 체질식을 소홀히 하거나 권고를 무시한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치료자를 원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그런 분은 없었지만 치료자의 입장에서는 늘 염두해두어야 하는 점이다.) 그래서 치료자는 나을 만한 환자, 다시 말해 치료자의 안내를 잘 따라와서 좋은 결과를 얻어낼 만한 환자를 가려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이 분은 다행히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다음부터는 절대로 해로운 것을 먹지 않겠다'고 단단히 약속해주셨다. 그래서 필자도 환자분을 믿고 다시 치료에 전념했다. 혈당강하제를 끊고 탄수화물을 줄였다. 이 분은 특히 밥 대신 두부를 드셨는데 좋은 효과를 보셨다. 즉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당뇨의 3대 증상, 다갈多渴, 다음多飮, 다뇨多尿가 사라졌다.(22년 4월 경 HbA1c-NGSP가 6.3, HbA1c-IFCC는 45.4였다. 당뇨병은 HbA1c-NGSP가 6.5 이상, HbA1c-IFCC는 48 이상이다) 몸무게도 원래대로 회복되었으며 컨디션이 개선되었다. 환자분의 이런 경험은 치료자한테도 배움의 기회가 된다. 필자는 그 후 목양체질 당뇨 환자분들한테 '밥 대신 두부'를 권하고 있는데 그 때마다 좋은 효과를 보았다. 이 방법은 간단하다.

체질식을 하되, 쌀 밀가루 설탕은 제외한다. 그리고 밥 대신 두부를 먹는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당뇨로 진단 받은지 얼마 안된 환자들은 완치도 가능하다. (다만 합병증으로 망막증까지 생겨버린 환자들은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필자는 목양체질 당뇨환자분한테는 '육식으로 세 끼를 모두 채우라'고 하는데 간혹 곤란해하는 분들도 있었다. 채식 위주로 수천년을 살았던 우리네 전통적인 식생활을 감안하면 당연한 얘기다. 두부는 고기보다 훨씬 접근하기 쉽다. 게다가 부드러워서 이가 안좋은 분들도 섭취하기 좋다. 두부 자체는 당이 거의 없다. 그리고 알칼리성 음식이다. 목양체질의 당뇨는 혈액이 산성화되고 당뇨에 흔히 투여되는 메트포르민도 유산산증을 유발하는데 두부의 알칼리성은 그런 부분을 중화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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