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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토피성 피부염

여중생이 어머니와 함께 내원했다. "아토피가 있는데 최근 1~2년 새 심해졌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2~3일에 1회 사용중"이라고 한다. 목뒷덜미 오른쪽 보여주는데 머리카락으로 가려지는 부분이 심하게 헐었다. 무릎 뒤가 접히는 부분은 태선화되어 있고 대퇴부 뒷쪽도 심하게 헐었다. "돼지고기보쌈이나 인스턴트음식을 먹으면 피부가 뒤집어진다"고 한다. "가끔 얼굴에도 빨갛게 올라온다"고 하는데 아토피와는 별개로 생긴 여드름이었다. 이 학생은 태권도를 하는데 아토피환자 치고는 활발해보였다. 운동 때문인지 피로감 호소하는 것 말고는 컨디션은 좋아보였다. 

맥을 짚으려고 손을 잡았는데 땀이 없다. 체질감별을 해보니 목양체질이다.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고 목양체질에 맞는 침치료와 한약을 병행하였다. 체질식을 하되 체질에 맞는 음식이라도 기름에 튀기거나 구워서 먹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몇 회 치료하면서 처음 가려움을 10이라 할 때 가려움이 4까지 줄어들었다가 다시 5로 늘었다. 환자한테 "목욕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물어보니 "마무리는 찬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목양체질은 냉수욕을 하면 속열이 더해져 피부염이 심해진다고 알려주고 치료를 계속 진행했다. 학생은 냉수욕 때문인지 감기에 걸려서 오한발열이 나타나고 편도가 부었다. 먼저 주었던 한약 복용을 잠시 멈추고 감기약을 하루치 주었더니 다음날 목은 많이 가라앉았다. 감기증상이 조금 남아서 다시 감기약을 하루치 더 주고 다음날 확인하니 완전히 괜찮다고 한다. 2주 정도 치료하니 "많이 좋아졌다. 다리 뒤가 맨들맨들해졌다"고 한다. 이 때 가려움은 3정도였다. 3주째에는 생리가 찾아왔는데 "생리통이 있다"고 하여 다시 아토피처방 복용을 잠시 중지시키고 자궁의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을 1일치 주었다. 다음날 생리통은 6으로 줄었고 다시 같은 약을 1일치 주고 다음날 물어보니 생리통도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다시 기침을 해서 예전에 준 감기약을 주었다. 이 처방은 거담제의 일종이다. 이 학생이 기침을 하는 것은 기관지에 낀 가래를 뱉아내려는 몸의 작용이기 때문에 가래를 삭히면 기침은 자연스럽게 멎게 되는 것. 이 처방을 2일 투여하니 기침이 멎었다. 다시 아토피치료에 집중하여 6주가 되자 허벅지 뒤 빼고는 모두 매끈해졌다. 그 다음 생리주기 때 다시 생리통을 호소하여 어혈 풀어주는 처방을 2일 사용하니 멎었고 그 다음에 10일 정도가 지나서 다시 왔는데 그동안 "대회 나가느라 못왔다"고 한다. 대회 나가서 메달까지 땄다고 하니 컨디션을 훌륭하게 유지한 것 같다. 목뒷덜미도 매끈해졌고 허벅지에 헐었던 피부도 거의 다 나았다. 이 상태까지 오는데 2달 조금 더 걸렸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음식만 주의한다면 재발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목양체질한테 육식이 이롭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육식도 요리법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기름에 튀기거나 고기가 탈 정도까지 구워 먹는 것과 신선한 쇠고기육회비빔밥을 먹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전자는 산화콜레스테롤을 생성시켜 혈액을 탁하게 만든다. 그러면 몸은 이런 불리한 상태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하며 그 과정에서 면역반응을 빚어내는데 그 중 하나가 피부에 종기가 생기는 것이다. 강물을 막아 오염시키면 큰빗이끼벌레가 생기는 것처럼 피가 LDL로 탁해지고 오염되면 종기가 생긴다. 여기에 항생제 스테로이드 같은 대증요법을 더하면 겉으로 드러난 종기가 안으로 숨는데 이것이 내옹(內癰), 즉 암이다. 따라서 대증요법을 사용한 환자 치료할 때는 대증요법을 중단함과 동시에 체질식을 하되 산화콜레스테롤이 생성되지 않게 요리법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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