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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노인

얼굴이 검게 그슬린 노인분이 들어오셨다. 나이에 비해 정정하신 편이다. "한학을 함께 공부하는 분 소개를 받고 왔다. 뒷목이 뻣뻣하고 뒷머리가 아프다."고 하신다. 이 분은 낮에는 농사를 지으시고 밤에는 한학을 공부한다. 주경야독. 21세기의 선비다. 그런데 일을 좀 많이 하시는 것 같다. 농사짓는 땅이 700평인데 혼자 다 하신다고. 술은 안마시고 해산물(굴)과 민물고기요리를 좋아한다. 물 마실 때는 찬 물을 좋아한다. 혈압강하제 복용한 지 2년이 되었다.

첫날 토양체질 침처방을 시술했는데 별다른 변화가 없다. 증상이 악화되진 않았다고 하였지만 환자 말을 무작정 믿을 수는 없기에 다시 진찰을 하고 목양체질 침처방을 시술해드렸다. 다음날 목의 불편함이 절반으로 확 줄었다. "고개를 못들었는데 이제 들 수 있다"고 하신다. "평소 소화가 잘안되고 가끔 헛구역질을 한다. 체하면 머리가 띵하고 잔허리가 아프다"고 하여 명치 아래를 촉진해보니 답답함을 호소한다. 식적食積을 풀어주는 처방을 드렸다. 다음날 환자분이 "이 약이 무슨 약이냐? 참 좋은 약이다. 평소 배고픈 걸 몰랐는데 이제 알겠다. 속이 편하다"고 하신다. 

이 환자분은 목양체질인데 평소 체질에 안맞는 해물과 찬 물을 즐겨드신 게 소화액 농도를 묽게 만들고 소화를 방해하였다. 몸이 체질에 안맞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적積을 만들어 위에 계속 부담을 주고 정상적인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방해한다. 이 때 식적을 풀어주는 처방을 투여하고 체질식을 실천하면 소화기능은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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