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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침대와 척추질환

현대인의 고질병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척추병이다. 목 허리 골반 등이 아프고 그 여파로 팔이나 다리가 저리고 당기기도 한다. 이런 병의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몇 가지 원인이 보일 것이다. 그 중에 한 가지를 거론하자면 바로 침대문화다. 침대가 한국에서 언제부터 보편화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마도 1960년대부터 일반에 보급되기 시작해서 80년대에 보편화된 것 같다. 침대는 흔히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가구가 사람들 척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면 그런 인식을 재고하게 된다. 

침대의 푹신푹신한 쿠션은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푹신푹신함이 가지는 불안정함이 척추에는 아주 해롭게 작용한다. 척추는 단단히 지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필요하다. 특히 수면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층이 없으면 척추의 이상적인 배열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몸을 긴장시키고 숙면을 방해하고 잠을 깬 뒤에도 피로감이 남아있게 한다. 심하면 팔이나 다리가 저리게 만들고 척추측만증이나 추간판탈출증후군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체질식을 하더라도 침대생활을 하면 척추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국 전통주거문화 핵심은 좌식·온돌이다. 좌식·온돌은 위생적이고 경제적이다. 수천년동안 진화해 온 주거형태로 여러 측면에서 검증이 끝난 것이다. 평평하고 단단한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워자는 방식은 척추건강을 고려할 때 가장 유익한 방식이다. (단, 표열이 높은 교감신경긴장형 체질은 뜨거운 바닥이 해로우니 겨울에는 나무침대나 돌침대를 사용하되 쿠션 대신 매트를 깔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각주:1])


  1. 전통한옥을 보면 윗목 아랫목이 있어 온돌의 뜨거운 열기가 더 많이 가는 부분과 덜 가는 부분이 나눠져 있었다. 이런 구조는 실내공기 순환을 도울 뿐 아니라 교감신경긴장형 체질과 부교감신경 긴장형 체질이 같은 방에서 함께 잘 때 그 둘의 건강을 모두 지켜줄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은 현대건축에서도 도입해야 한다. 건축은 사람 체질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고 그 단서는 전통한옥에 숨어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