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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피부가 허는 아이

눈가장자리끝이 살짝 위로 올라간 아이가 아버지랑 진료실로 들어온다. 나이는 7살,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데 나이에 비해 발음이 분명하다. 아버지가 아이 등을 보여주는데 피부가 많이 헐었다. 귀 뒷쪽도 마찬가지, 피부가 전체적으로 건조한 상태...

"아이 피부가 오랫동안 안좋다. 기니피그 사육 때문인가 하고 더이상 기르지 않았으나 마찬가지였고 여러 병원 전전했으나 낫지 않았다. 다른 한의원 약 먹으면 소화력은 좋아지는데 피부는 낫지 않았다. 2~3일 전 두드러지게 악화됐다"고 한다. 식사량이 많지 않고 골고루 먹는 편이고 먹었을 때 불편한 음식은 없다고 한다.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니 "미역과 콩이 싫다"고 한다.

목양체질 처방 20일치 달여 주면서 1주일마다 오셔서 상태를 말씀해달라고 하니 그러겠다고 한다. 1주일 후, 어머니랑 다시 왔는데 아이가 많이 산만해졌다. 그 형이 제지하려고 하는데 통제불능-_-;; 피부는 차도가 없다. 체질을 잘못 파악했음을 깨닫고 전 처방을 모두 회수하고 진찰 후 토양체질 처방으로 바꾸어주었다. 체질식을 반드시 실천하라고 권고했다.  

1주 후 왔는데, 그 어머니가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귀 뒤 헐던게 줄었고 등에 난 창瘡도 조금 줄었다. 체질식도 열심히 실천한다고 한다. 다시 1주 후, 그 어머니가 웃으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확인해보니 귀 뒷쪽은 많이 깨끗해졌고 등에 난 창은 뚜렷하게 작아지고 범위도 축소됐다.

이 아이는 토양체질인데,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 섭취에 대한 몸의 거부반응으로 피부염이 생긴 것이다. 초진에서 체질을 잘못 파악하고 인삼 황기가 들어간 처방을 썼는데 그 영향으로 기분이 들뜨고 산만해지는 등 조증燥證 경향을 보였다. 두번째 왔을 때 흥분한 상태에서 장난이 심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다시 정확하게 체질을 파악, 처방투여 음식조절하면서 호전됐다. 애완동물 사육이 늘면서 아이들 피부병이 그 때문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극히 일부다. 임상에서 만나는 만성피부병 원인 대부분은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 약물이다. 따라서 체질을 알고 평소 섭취복용하는 음식 약물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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