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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마

작년에 젊은 비구니 한 분이 중년여성을 모시고 왔다. 두 사람은 아마 출가 전 모녀관계가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중년여성은 요통이 심했는데 진통소염제를 복용해도 마찬가지여서 찾아오셨다고 한다. 진찰 결과 토양체질이었고 침치료를 해주었더니 1주 후에 다시 와서 많이 호전되었다고 기뻐하신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왠지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 듯 하여 치료를 방해하는 변수가 계속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환자분이 체질섭생표를 잘 지키는지 확인해봤더니 "변비가 심해서 다시마환을 드시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다시마를 해대海帶라고 하는데 고환염, 부종, 갑상선종 등의 일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 토양체질과 내부장기강약배열이 반대인 수양체질한테 이롭다. 토양체질이 다시마환을 복용하면 요통이 심해지고 다른 병도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다시마환이 치료에 방해가 됨을 알려드리자 "변비는 어찌 하느냐?"고 한다. "변비는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알려드렸지만 이해를 못하시고 결국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고 말았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병의 근본원인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빠진 채, 특정요법에 의존한다면
일시적인 호전을 기대할 수는 있어도 근본치유는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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