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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성호르몬제로 생긴 당뇨

50대 후반의 여성이 진찰실로 들어왔다. 공장을 운영하면서 직접 일할 때가 많다 보니 6개월 전부터 극심한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김장을 할 때 아예 미리 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라는 것. 5년 전부터 폐경도 진행되어 여성호르몬제(에스트로겐)를 복용하고, 1년 전부터 혈당강하제도 복용중이고, 3개월 전부터는 홍삼을 복용중이며, 그 밖에 종합비타민제, 오메가3, 마그네슘 등 점점 복용하는 약물이 늘어나고 있다. 환자의 말에 따르면 20년 전 반신마비가 왔을 때 침과 한약으로 호전된 경험이 있다.


체질감별의 결과 토양체질로 나와서 그에 맞는 식이요법을 알려드렸다. “최근 잠도 잘 안 와서 수면제를 복용중”이라고 하여 “침효과를 방해할 수 있으니 다른 약물을 모두 일단 중단해보시라”고 하고 체질침을 시술해주었다. 다행히도 다음 날 잠이 잘 왔고 컨디션도 양호해보였으나 며칠 후 다시 잠이 안 와서 고생하였다. 그 날 드신 음식을 물어보니 추어탕을 드셨다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열성향신료가 원인인 듯 하여 주의를 당부드렸다. 그랬더니 다음 날부터는 다시 잠이 잘 왔다. 이 분은 당뇨였기 때문에 체질식을 하되 당질보다는 육류 섭취를 권하였다. 특히 돼지고기는 매일 매끼니 드시라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돼지고기만 먹다가 돼지가 되는 것 아니냐?”고 하시길래 “오히려 빵, 과자 등 탄수화물이 살이 많이 찐다. 탄수화물을 줄여야 당뇨가 낫는다.”고 알려드렸다. 이 분은 쌀 대신 보리를 주식으로 하고 돼지고기를 매일 1인분씩 드시는 등 체질식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1달 정도 치료하자 혈당은 정상(당뇨 전단계)이 되었고 피로감도 많이 줄었다. 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데 일하다 보면 재발하여 “일을 쉬어보시는 것이 어떠시냐?”고 하니 “손을 놓기가 어렵다"고 한다. 사업자의 애환이 느껴졌다. “일한 다음 따뜻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시라”고 권하였다. 통증을 위주로 하여 약을 지어달라고 하여 강활羌活을 군약君藥으로 한 체질처방에서 몇 가지 약재를 가감하여 지어드렸더니 3주 정도 후에 오셔서 통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기뻐하셨다.

       

이 환자분의 병력을 살펴보면 여성호르몬제 사용 후 당뇨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폐경이 올 때 여성호르몬제에 의존하면 얼마 후에 혈당이나 혈압이 상승한다. 그러면 보통 병원에서는 당뇨라고 하면서 혈당강하제도 주고 고혈압이라고 하면서 혈압강하제도 주는데, 사실은 여성호르몬제을 중단하고 체질식만 실천하여도 혈당과 혈압이 정상화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체질식을 하면 폐경이 되는 시기도 늦출 수 있다. 이미 폐경이 된 분들도 체질식을 하면서 다시 생리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가끔 두통을 치료 받으러 오는 중년 여성은 폐경이 된 지 2년이 지났는데 체질치료 후 다시 생리가 나온다고 하면서 신기해했다. 무릎관절을 치료받던 분이 부끄러워하시면서 ‘치료중에 질건조증이 개선되었다’고 알려준 적도 있다. 폐경은 내부장기의 불균형이 심해져 성호르몬을 분비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체질에 맞는 식사 및 치료를 하면서 그 불균형이 조율되어 자연스럽게 생리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이런 방법은 몸 전체 상태를 개선하기 때문에 통증 뿐 아니라 노화로 인한 증세들도 현저히 개선된다. 반면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공급하면 몸에서는 그 호르몬이 이미 충분히 분비되었다고 착각하여 더이상 스스로 분비하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급격한 노화’를 초래한다. 호르몬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여성은 그 호르몬제를 중단해보면 자신의 진짜 현재 상태를 알아차리게 된다. 즉, 한 두 달 사이에 빠르게 늙어버리는데 그 전에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만일 여성호르몬을 인위적으로 계속 공급하면 유방암, 자궁암, 갑상선암 등의 발병률을 높이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암은 내분비계의 교란으로 생긴다. 호르몬요법들이 위험한 이유다.) 따라서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유도하는 편이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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