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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벌침에 쏘인 환자

마른 체형의 남성이 한의원에 찾아왔다. 손을 보여주는데 가운데 손가락관절이 부어있다. "말벌에 쏘인지 하루가 됐다"고 한다. 가운데 손가락 끝 첫번째 마디(base of third distal phalanx)등부분에 살짝 물린 흔적이 점처럼 보인다. 환자는 특별히 불편해보이진 않는다. 가려워서 왔다고 한다. 

"숨쉬는게 불편하냐?"고 하니 "그렇지 않다"고 한다. 두드러기도 없다. 아나필라틱 쇼크는 아니기 때문에, 바로 침치료를 들어갔다.   

이 환자는 금음체질인데, 금음체질은 교감신경긴장형이기 때문에 벌독 알러지가 그리 심하게 오진 않는다. 벌독으로 아낙필라틱 쇼크까지 가는 사람들은 부교감신경긴장형인데 이런 사람들은 몸 자체가 평소 방심하기 쉬운 타입으로 조금만 생체환경이 악화되어도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서 다른 종류의 알러지질환도 심하게 온다. 반면에 교감신경긴장형들은 처음부터 몸 자체가 외부환경 변화에 대해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오지 않는다. 벌에 쏘인 다음 쓰는 에피네프린 주사는 교감신경을 긴장시킨다. 이것은 부교감신경긴장형들을 위한 것이고 교감신경긴장형들한테는 불필요하며 오히려 해롭다.    

환자분한테 침치료 후 냉수욕을 권하고 육식은 금하고 채식만 하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독이 슬슬 퍼질텐데 그러면 가려워지고 손가락관절이 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섭생을 잘하면 원래대로 가라앉는다"고 알려주었다.

다음날 왔는데, 예상대로 가운데 손가락 끝 두번째 마디(base of third middle phalanx)가 퉁퉁 부었다. 많이 부어서 손가락 마디 등 부분에 있는 주름이 사라졌다. 주먹 쥐기도 불편하고 뚜렷하게 가렵다. 하지만 독은 그 관절 부분에서 정체해 있는 것 같다. 팔이나 몸쪽으로는 별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침치료를 했다.

2일 후 왔는데 다 가라앉았다. 주름이 다시 보인다. 손가락 굽히는 것도 편해지고 가려움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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