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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두드러기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키가 훤칠한 청년이 들어온다. 얼굴이 희고 매너가 깔끔하다. 전신 두드러기 치료받으러 왔다고 한다

"피부과에서 6개월 치료받았으나 약먹을 때만 가라앉고 안 먹으면 다시 심하게 올라온다"는 것. "한계를 느껴서 다른 방법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특히, 약 안 먹으면 2일 후 입술이 심하게 부어버린다"고 한다. 

지금 보시는 것의 4~5배는 부어요..라고 한다. 증상악화가 날씨와 상관있는지 물어보니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현재는 약을 먹어서 심하게 올라오진 않았고 왼쪽 아랫배만 조금 올라왔다"고 보여준다. 불그스름하게 올라왔으나 미약한 정도...배의 피부는 거칠지 않고 매끈하고 깨끗하다. 그 상태에서 다른 트러블 없이 붉게 부어오르는 것이다. 복진을 해보니 배는 힘이 있고 탄력이 있다. 다른 싸인은 보이지가 않는다. 손을 만져보니 땀이 촉촉하다. 땀 많이 흘리는지 물어보니 "라면만 먹어도 땀난다"고 한다. 그밖에는 작년 여름 체력이 떨어졌으나 다른 한의원 보약 복용 후 많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만성질환이라서 침 한약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이 케이스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입술이 붓는다는 것인데 이것을 혈관부종 또는 맥관부종이라고 한다. 혈류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혈관이 빵빵하게 팽창한다. 그 부분이 피부겉에서 보기에 붉게 붓는 것처럼 보이는 것. 두드러기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다

두드러기 원인은 음식, 약물, 꽃가루 곰팡이포자의 흡입, 열 압력 진동같은 물리적 자극 등...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 약물이며 음식 약물로 알러지가 생길 수 있는 생체가 이미 조성된 후 다른 요소가 방아쇠가 되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다시 말해 피부에 압박을 가하거나 긁거나 했을 때 생기는 두드러기라도 환자는 그 전부터 체질에 안맞는 음식 약물 섭취를 통해 몸상태가 두드러기가 발현하기 쉬운 환경으로 이미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두드러기는 체질에 해로운 것을 취했을 때 나타나는 면역반응이고 지금 복용중인 약물은 그 면역반응을 억누르기 때문에 치료를 방해한다"고 알려주고 "현재 복용중인 약을 끊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한방으로 낫든 양방으로 낫든 낫기만 하면 된다."면서 흔쾌히 동의한다. 

두번째 왔을 때 "첫날 치료 후 컨디션이 최근들어 가장 좋다"고 하여 예후가 좋겠다는 느낌이 왔다. 치료 중간, 치킨가스를 먹고 잠깐 올라왔지만 바로 가라앉았고 입술 혈관부종도 사라졌고 두드러기 크기도 처음상태를 10이라 할 때 2주만에 2,3정도로 작아졌다가 최근에는 안올라오고 있다. 

이 분은 몸에서 나타난 증상변화를 표현하기를  "x축을 시간으로 하고 y축을 증상의 정도라고 할 때, 호전되는 모습이 처음에는 완만하게 떨어지다가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알려주었다. 보통은 환자분이 체질식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려서 초기 치료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다가 이후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떨어지는데 이 분은 체질식을 열심히 실천한 것이 치료를 속도감있게 진행시킨 것 같다. 

이 환자분은 목양체질이어서 음식법을 육식위주로 했다. 또, 일광욕 발한을 권고했다. 목양체질은 혈열血熱이 땀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어야만 두드러기가 완화되고 피부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두드러기같은 알러지성 질환은 우리몸의 면역작용이 표현되는 것이다. 대증요법으로 면역작용을 억누르는 것으로는 낫지 않고 면역작용이 일어날 필요를 만들어내는 알러지원을 철저히 차단해야만 낫는다. 체질에 따라 그 알러지원이 다름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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