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에 액정화면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그 회사에서 비염 때문에 오신 분이 있는데
비염 말고도 코피를 쏟고 잠을 못하고 열도 났다
환자분이 '작업장에서 유기용제를 다루는데 그게 원인은 아닐까요?' 라고 물어보셨다
유기용제는 아세톤, 톨루엔, 벤젠 등의 휘발성물질들인데
계속 들이마시면 심장, 간, 신장, 뇌, 신경계가 망가질 수 있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유기용제가 심장민감도를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유기용제를 들이마시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심장이 민감해지고 심장흥분도가 증가하면서 쉽게 코피를 쏟는다
잠이 안오고 머리나 눈으로 열이 오르기도 한다
더 나아가면 조혈계가 망가지면서 백혈병이 생긴다
아마도 모 기업 공장 근로자들이 백혈병으로 죽은 것은 유기용제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작업장 환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염처방 약재 중에 발한제가 있는데
이 환자는 심장흥분도 높은 상태에서 코피를 흘려 발한제를 쓰지 않았다
(보통 출혈이 있으면 발한은 금기에 속한다
땀을 내면 심장흥분도가 높아져 출혈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대신 심장흥분도를 낮추고 비강의 열을 식히면서
부비동 안에 쌓인 농을 배출해주는 처방을 투여했다
현재 비염증상은 많이 호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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