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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름"을 존중하는 음식문화

중풍후유증으로 어느 할머니를 치료중이다. 오른쪽 반신마비 때문에 치료받으셨는데 처음에는 혼자 걸을 수 없어 옆에서 따님이 부축해서 내원하셨지만 이제는 혼자 한의원으로 걸어오실 수 있게 됐다. 근처 병원에서 준 혈전용해제를 함께 복용중인데 할머니는 "그 병원에서 이 정도로 걸을 수 있게 된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말을 하셨다.

이 분이 좋아진 이유는 체질에 맞는 치료와 음식섭취 덕분이다. 이 분은 토양체질인데 발병 전, 토양체질에게 해로운 개고기 닭고기 등을 많이 섭취하였다. 그 후 뇌졸증이 와서 반신마비가 된 것이다. 마비 온 곳은 오른쪽이지만 처음에는 왼쪽도 감각이 둔하였다. 수개월간 꾸준한 치료 후 왼쪽은 완전히 감각이 돌아왔고 오른쪽은 둔하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러 더이상 호전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여 체질식을 잘 하고 계신가 물어보았더니 가족들 눈치가 보여 더이상 못한다는 것이다. 당신 체질에 맞는 음식만 먹고 싶어도 가족들한테 폐가 될까봐 못한다는 것. 보통 식사할 때 같은 메뉴를 준비하고 둘러앉아 먹는다. 만일, 한 사람이 그 메뉴가 체질에 맞지 않아 손을 대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왜 안 먹느냐? 맛이 없느냐?'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그 말을 듣고 미안해서라도 한 숟갈 뜨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음식문화의 현주소다. 이 분도 이런 사정이다. 

문화가 곧 권력이다. 그 중에서도 음식문화는 그 문화 속에 들어있는 사람 운명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 음식문화가 여러 사람의 체질적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다면 그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체질을 타고난 사람은 병약해질 것이다.이 때 문화 자체가 잠재적 폭력이 된다. 일종의 파시즘이다.[각주:1]

이런 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공공급식이다. 학교 회사 군대 교도소 같은 곳에서 식판에 모두 같은 메뉴를 담아주는 기존 방식은 체질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어리석고 해롭다. 매년 학교급식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것을 뒷받침한다.[각주:2] 공공급식은 각자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뷔페식으로 바꿔야 하며 메뉴 역시 각 체질에 맞는 음식을 골고루 준비해야 한다. 메뉴를 특정체질한테만 맞게 하면 나머지 체질들 건강은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뷔페식은 경제적이기도 하다. 모든 학생들한테 똑같은 메뉴 주면 그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은 남기지 않고 다 먹겠지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남길 것이다. 그건 바로 음식물쓰레기가 된다. 반면 뷔페식으로 준비하면 처음에는 번거롭지만 남는 음식의 양을 관찰하면서 준비하는 음식의 양을 조절해가면 결국에는 남기는 음식이 점점 0에 가까워질 것이다.[각주:3] 기존 방식처럼 모든 사람한테 같은 메뉴를 공급하면 남기는 양을 줄여갈 수가 없다. 

음식취향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서구 음식문화가 더 낫다. 당당하게 '난 채식주의자다'라고 말할 수 있는 문화이니까.. 우리 사회도 점점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그 중 핵심은 사람이 먹고 사는 문제. 즉, 음식과 주거다. 우리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체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존중하는 문화를 실생활의 모든 곳, 특히 음식 주거에서 만들어가야 한다.

  1. 구성원 중 소수까지 배려하는 것은 번거롭고 귀찮아서 그 소수한테 다수에 맞추라고 요구하기 쉽다. 이것은 그 소수를 배려하지 않음으로써 그 소수가 시스템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힘까지 포기하는 것이다. 그 소수는 다수가 보지 못하는 시스템의 결함을 보고 다수가 전혀 생각해내지 못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각 구성원 능력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몸의 다양성(체질)은 인정되어야 한다. [본문으로]
  2. 위생문제는 급식사고 원인의 일부다. [본문으로]
  3. 학교 회사 군대 교도소 등 그 구성원이 자주 변동되지 않는 곳에서는 이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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