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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름감기

여름감기는 보통 냉방병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에어컨 온도를 낮추었을 때 몸이 그 온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보통 이런 감기는 부교감신경긴장형 체질에게 많이 나타난다. 우리 몸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컨트롤되는데,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뉘며 이 양자가 몸의 상태를 조율한다. 체질에 따라 늘 교감신경계가 흥분되어 있는 체질이 넷이고, 반대로 부교감신경계가 흥분되어 있는 체질도 넷이다. 부교감신경긴장형 체질은 토양체질 토음체질 목양체질 목음체질인데 이들은 겉열은 적고 속열은 많다. 그래서 땀을 내서 속열을 밖으로 끄집어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땀구멍이 막혀 땀을 내지 못하게 되면 속은 더 더워지고 겉은 더 차가워지면서 감기가 오게 된다.


땀구멍이 막히는데는 여러가지 경우가 있다. 에어컨을 지나치게 사용한다든지, 차가운 물로 늘 샤워를 한다든지, 수영을 한다든지, 찬 방에서 잔다든지......


땀구멍이 막혀 땀을 내지 못하면 처음에는 몸이 무거워지고 뒷목은 뻣뻣해지기도 하며 어깨가 결리고 여름인데도 오한을 느끼고 열이 난다. 이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봐야 한다. 차가운 공기에 몸이 닿으면 몸겉에 공기가 닿는 표면적을 줄여야만 몸을 더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육이 수축하게 되고 그러면서 목 뒤가 뻣뻣하고 어깨가 결리고 심하면서 온 몸이 다 아프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몸겉을 따뜻하게 데워야 하기 때문에 몸은 스스로 열을 내게 된다. 이것이 바로 감기열의 정체다. 다시 말하면 감기열은 몸이 스스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내는 열이다. 그런데 이것을 나쁘게 봐서 해열제를 남용하면 열은 이제 안 나는데 몸은 계속 무겁고 찌뿌둥하면서 아픈 상태가 유지되는 것.


그리고 이런 상태가 길게 가면 결국 감기는 더 진행되어 목이 붓게 된다. 목에는 편도선이 있는데, 편도선은 우리몸 밖에서 들어오는 이물에 대하여 방어반응을 한다. 감기가 더 깊어져서 속열이 심해지면 그 열 때문에 편도가 방어하는 과정에서 부어버린다. 이것이 너무 심하게 부어버리면 병원에서는 수술로 잘라낸다. 그런데 사실, 이건 병의 뿌리를 잡는게 아니라 가지를 치는 거니까 근본해결책은 아니다. 물론 편도선을 잘랐으니 다시 편도선염에 걸리진 않겠지만 1차 방어선인 편도선이 사라지면 그 열이 이제는 편도선이 아니라 더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고 다른 장기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사실 편도가 부었을 때 올바르게 속열을 식혀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까닭이 없다.

열이 기관지 편도로 몰리면 거기 있는 체액이 졸아든다. 그 체액이 가래가 되고, 가래가 기관지를 막으면 호흡이 불편해지니까, 그 가래를 뱉아내려고 기침을 하게 된다. 기관지 주위의 체액이 원래 부족하면 가래가 목에 딱 달라붙어서 기침을 해도 안 떨어지기도 한다. 노인분들이 보통 이런 패턴으로 기침감기를 달고 사는 경우가 많고 해열제를 남용해도 이런 식으로 감기증상이 변형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감기증상은 사실 몸이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방어반응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해열제나 항생제를 먹이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증상은 좀 잠잠해지는데 결국 면역력이 더 약해져서 조그만 병을 점점 키우게 된다. 각 체질별로 유익한 것을 취하고 해로운 것을 피하여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건강의 정도正道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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