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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연유산 후유증

30대 여성이 남편과 함께 내원했다. 자연유산 한 지 하루 됐는데 기운없고 자궁출혈 항문출혈 요통 변비로 고생한다는 것. 피부가 검은 편이고 얼굴에 점이 많다.  

복부를 진찰해보니, 제동계[각주:1]가 뚜렷하고 배꼽아래가 무력하다. 평소 장이 예민하여 가끔 배탈이 난다. 생리통이 있지만 성장하면서 사라졌고 임신했을 때 상열감이 잦았다. 평소 엽산 비타민C 비타민 E를 복용했다. 피부알러지가 있는데 생선섭취 후 생기는 것 같다고 한다. 추우면 두드러기가 생긴다.

체질에 맞는 치료처방을 주고 2달 후 왔는데 출혈이 멈췄다가 다시 조금씩 나온다고 한 제 더 지어달라고 한다. 소화는 정상으로 돌아오고 변비도 개선되었고 요통도 심하지 않다. 단, 생리전 피로감이 심하다. 체질식을 강조하고 다시 약을 드렸다.

자연유산은 산모가 체질에 안맞는 음식약물을 오래 섭취복용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서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산모 몸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태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임신은 모체가 스스로 건강해야만 유지될 수 있다. 임신이 안되거나 유산이 습관적으로 반복된다면 평소 건강관리를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그 때는 임신 그 자체를 위하여 뭔가 하려고 할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 건강해지면 임신은 자연스럽게 된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요행수로 임신이 되어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건강해지려면 반드시 체질에 맞는 음식법을 유지하여야 한다. 이것은 임신전 임신중 임신후 모두 적용된다. 임신전에는 임신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임신중에는 임신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임신후에는 산후조리 모유수유를 순조롭게 할 수 있다. 여러가지 인위적인 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근본적인 관점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늘어난 시험관아기술[각주:2]을 생각해보자. 배란촉진제를 써서 인위적으로 배란을 촉진한다면 몸의 입장에서는 무리하는 것이다. 배란을 못하는 것은 현재 몸의 상태가 그럴 여력이 없는 것이고 그 상태 안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데, 배란촉진제는 그 균형을 무너뜨리고 강제로 배란시킨다. 이것은 몸을 학대하는 것이다. 닭들에게 억지로 달걀을 많이 낳으라고 밤에도 불을 켜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모체를 병들게 하면서까지 아이를 낳게 한다면 그 어머니가 아이에게 제대로 모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최근 어머니가 아이를 학대 방임 유기하는 일이 잦아지는 현상은 이런 인위적인 수단에 대한 자연의 반작용일 것이다.[각주:3]     

  1. 배꼽주변에서 촉지되는 복부대동맥의 지나친 두근거림. 환자상태에 따라 여러가지 병리적 의미를 가진다. [본문으로]
  2. 이 기사는 배란유도제가 여성 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3755§ion=sc1 [본문으로]
  3. 물론 이런 현상에는 의료 외 사회경제문화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반자연적인 특징을 보일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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