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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갑상선암

오래 전, 불면증 때문에 1년 넘게 향정신성의약품에 의존하던 목양체질 환자분이 갑상선에 암이 생겼다고 하시길래 무작정 수술보다는 비수술요법을 고려해보시라고 권한 적이 있다. 필자가 직접 8체질의학으로 치료하는 방법도 있지만 창원의 어느 양방병원에서 갑상선암을 레이저로 치료한다고 하여 그곳에 가보시라고 추천해드렸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그 분의 성품을 생각해보건대 아마도 수술을 선택했으리라.

사실 초기 갑상선암은 수술을 받든지 안 받든지 예후 차이가 없다. 림프절로 전이되는 정도도 별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만연한 것이 의료현실이다. 환자는 으레 수술을 권유받고 갑상선의 일부나 전부를 절제한다. 한국은 특히 갑상선암에 대한 과잉진료가 심한 것으로 악명 높다. 미국 다트머트의대 길버트 웰치 교수는 뉴욕타임즈를 통해 '한국에는 갑상선암 진단'이라는 전염병이 창궐한다'면서 과잉진단과 과잉수술 경향을 비판했다. 한국에서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본래 사망률이 극히 낮은데 갑상선 제거 수술이 유행한다. 조기진단과 과잉수술이 암으로 죽게 될 생명을 구한 것이라면 사망률은 떨어졌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따라서 그런 조치는 애초에 불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용식 건국의전원 교수도 한국에서 갑상선암이 폭증한 것은 과잉진단 때문이며 10년이 지나도 문제 되지 않는 미세암을 왜 일일히 수술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세암은 대부분 초기암이며(갑상선암은 2cm 이상이 되어야 비로소 전신전이가 늘어난다. 목 부위 림프절로 전이 되는 경우는 많지만 생존에 영향을 미치치 않기 때문에 미국 암 분류법에서는 림프절 전이가 있다 하더라도 2cm 이하는 초기암으로 본다) 대부분 생존하기 때문에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만 집중관리하면 된다는 것. 갑상선암 양상에 따라 지켜보기나 부분절제로 갑상선 기능을 가능한 보존하는 편이 환자에게 유익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국내 언론에서도 다루었지만 의료계는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환자를 수술대로 끌고 간다.

갑상선암에 대한 조기진단과 과잉수술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해롭다. 갑상선을 절제하면 갑상선호르몬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이것을 인공적으로 대체해주는 씬지로이드를 복용하게 되는데 이 약물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고 고혈압, 심계항진, 부정맥, 심장마비, 불면증, 불안, 우울증, 떨림 등의 증세를 유발한다. 그러면 환자는 이에 대하여 다시 약을 하나 둘 늘려가고 그 약의 부작용도 모두 감당해야 한다. 약물을 5개 이상 먹는 환자는 사망률이 25%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듯이 약물의존의 끝은 황천길 급행열차라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처음부터 길을 잘 찾아가야 한다. 만일 이 분이 향정신성의약품에 의존하지 않고 체질에 맞게 음식을 섭취했다면 처음부터 갑상선암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분은 처음에는 졸피뎀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트라조돈, 이미프라민, 그란닥신, 트라린을 복용했는데 이 중에는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방해하여 내분비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 평소 방심하다가 일이 터진 다음 덜컥 수습하려고 하면 두려움에 압도당해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평소에 체질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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