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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의 종기

한 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진료실로 들어왔다. 비염 치료를 원하는데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봤지만 그 때 뿐"이라고 한다. 이 학생의 증상에서 특징적인 것은 콧등에 종기가 있다는 것. 그런 상태로 몇 년이 지났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주사비酒皶鼻라고 하는데 코 피부에 생기는 충혈성 염증을 말한다. 이런 증상은 애주가들한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주사비"라는 표현을 쓰지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비염이 있는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코를 많이 만지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비염 때문에 가려워서 긁고 긁으니까 더 가려워지고 그래서 증상이 악화, 만성화되는 것.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 섭취로 심해진 비염이 근본원인이다.

일단 주사비를 먼저 치료하고 비염을 치료하기로 했다. 환자는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으로 코 안팎의 염증이 더해가고 화농된 상태로 정체되어 피부재생이 억제되어 있다. 체질식을 실천하게 하고 배농을 촉진하는 체질한약과 체질침을 시술했다. 체질식을 실천하면 염증이 더 악화되지 않고, 배농을 촉진하면 기존의 화농이 빨리 진행, 완결된 다음 새 살이 돋는다.  배농의 과정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서 체질에 맞는 나물 종류를 매 끼니에 섭취하도록 권했다.

1달간 치료를 진행하면서 콧등에 성이 났던 자리는 이제 희미한 흔적만 남았다. 그 다음 코 점막의 혈류순환을 도와서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처방을 투여한 후 비염도 현재는 거의 무증상으로 많이 호전된 상태다. 이런 경우 체질식을 꾸준히 하면 재발하지 않고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원인을 방치하면 악순환을 빚어낸다. 위에서 비염에 대하여 근본치료를 치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가려워지고 가려우니까 손이 가고 손이 자꾸 가니까 종기가 심해지는 식으로 증상이 날로 악화되어 가는 것처럼 다른 병증들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근본치료가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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