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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천식과 체질식


작년에 40대 초반 남성이 귀여운 남자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 남자아이는 어머니가 필리핀계인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였다
천식 때문에 병원약을 먹지만 낫지 않는다며 한약치료를 원하셔서
아이 체질을 감별하고 한약, 체질섭생표를 주었다
음식이 치료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반드시 실천하라고 권고했다
이 아이는 어머니와 얼마간 필리핀에 가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
난 그 이야기를 듣고 치료가 쉽게 될 것을 예상했다
필리핀에 있다보면 그 나라 음식을 먹게 될 것이고
필리핀 음식이 그 아이 체질에 대부분 잘 맞았기 때문이다
다른 만성 내과질환도 그렇지만 천식은 음식과 관련이 많아서 식이요법이 필수다
필리핀에 있는 동안 그 아이는 분명히 호전될 것이라 예상했다   

3달 후 다시 왔는데 예상대로 아이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고 기뻐했다
그리고 다시 몇 달 후, 그 분이 다른 환자분 소개차 오셨는데, 아이 천식이 재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체질식이요법 안 지키느냐고 물어보니 그 어려운 것을 어떻게 일일히 지키냐고 대꾸한다
그 분은 음식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우연히 그 아이는 치료기간동안 필리핀에서 자연스럽게 체질식을 했고
그 결과 호전되었지만 한국에 돌아와 다시 예전 음식법을 따르면서
천식이 재발했을 것이다

이 아이가 음식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평생 스테로이드를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음식을 바꾸는 게 쉬운가, 평생 약을 달고 사는 게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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