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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피부상재균 대학 시절 생화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무슨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장품에 대해서 말씀을 꺼낸 적이 있다. 그 분은 '화장품 광고에서 말하는 것처럼 화장품 크림이 피부 속으로 깊숙히 스며든다는 것은 완전히 넌센스'라고 하였다. 피부가 하는 역할이 외부의 이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피부 속으로 스며들겠는냐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문득 '화장'이라고 하는 행위에 의문이 생겼다. 아름다운 피부를 갖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오래된 소망이지만 그것을 위한 합리적인 노력은 부재해 보인다. 각종 화장품들의 사용은 다분히 관습적이며 화장품 광고는 단지 자연이나 첨단과학의 이미지를 팔아 먹는데 급급할 뿐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 더보기
스테로이드로 인한 백내장 호리호리한 체격의 아주머니 한 분이 "1주 전부터 목이 오른쪽으로 안 돌아간다. 오른쪽 새끼손가락도 뻣뻣하고 저리다"며 치료를 원하였다. 사용하는 약물은 안약 말고는 없다. 백내장으로 눈도 침침하다는 것. 모 안과에서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는데 본인은 내키지 않아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 분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플 때가 많고 평소에 성격이 급해서 일 쌓아두는 것을 못 참는다"고 하였는데, 체질을 진찰해보니 토양체질이었다. 본인 체질에 맞지 않는 섭생을 하면 장부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그것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척추의 균형도 무너지면서 그 구멍들에 염증이 생긴다. 그러면 이 구멍들을 지나는 신경다발이 눌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두개골이나 경추에 있는 구멍에 염증이 생기면 목디스크·구.. 더보기
히스타민 한 남성이 와서 "발가락이 부었다"며 치료를 원하였다. 특별히 어디에 부딪히거나 삔 것은 아니었다. 진찰해보니 증상의 원인은 평소 복용하는 약물, 즉 이 분이 오랜 기간 알러지를 치료하려고 복용한 항히스타민제 '지르텍'이었다. 히스타민histamine은 외부의 해로운 자극에 대하여 우리 몸이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분비하는 유기물질 중 하나다. 알러지의 원인이 되는 것과 접촉했을 때 히스타민이 분비되어 환부의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량을 늘리고 각종 면역단백질을 공급한다. 이 때 환부가 붓거나 발적되거나 통증이 유발되는 등 소위 염증반응을 매개하기 때문에 이것을 환자는 ‘문제’라고 인식하게 되고 대증요법은 이러한 인식에 영합하여 히스타민 반응을 억제하는 쪽으로 치료의 방향을 잡아간다. 그러나 히스타민은 그것이 .. 더보기
체질에 따른 육아 40대 중반의 여성이 1살짜리 아들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여 내원하였다. 앞에 가는 차를 뒤따라가다가 충돌한 후 뒷머리의 통증, 어지럼증, 구역, 손발떨림, 어깨와 골반의 통증과 함께 사고 후 왼쪽이 잘 붓는 경향이 있다. 1주 정도를 치료하자 왼쪽 어깨의 통증을 제외한 나머지 증상들은 모두 사라졌다. 어깨통증은 조금 남아있는 상태로 질질 끌기에 자세히 물어보니, 밤에 아이가 울어서 자는 도중에 깨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치료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우리 몸은 자는 동안, 즉 몸이 휴식을 깊이 취하는 동안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고 치유한다. 잠을 못자면 그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몸의 균형이 무너져서 잠이 안오지만 잠이 안오기 때문에 몸의 균형이 더 무너진다. 악순환인.. 더보기
장부혈 얼마전 좋은 소식을 들었다. 유방암 수술과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생긴 증상에 대하여 체질치료를 받는 분이 있는데 암검진센터로부터 완치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검사상 수치들에 따르면 이전보다 건강이 훨씬 더 개선된 상태였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몸 컨디션이 가벼워짐을 느끼고 있었다. 체질치료를 받으면서 체질섭생을 엄격하게 지킬 때 난치병이 치유되는 것은 8체질의학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체질침은 한의학에서 전통적으로 '오수혈五兪穴'이라고 부르는 혈을 자극하여 치료한다. 오수혈은 팔꿈치관절과 무릎관절 아래에 분포한다. 온몸에 혈穴이 있지만, 그 중에서 오수혈은 특별하다. 그것으로 장부 기능의 강약强弱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장부는 간 심장 췌장 폐 신장의 5장과 담 소장 위장 대장 방광의 5부를.. 더보기
근본치료 가끔 오시는 환자분이 중년여성을 데리고 진찰실로 들어오셨다. 여성분은 마치 기모노를 입은 여성처럼 조심스럽게 걷는다. 소개해주신 분의 말에 따르면 "아토피가 심하다"고 한다. 팔 다리를 보니 극심하게 헐어있다. 10년 전에 옻독이 올라서 피부과를 갔는데, 거기서 주는 약을 먹고 좋아지길래 나았나 싶었으나 약을 끊으면 재발을 반복할 뿐 아니라 피부염이 점점 더 심해지더라는 것. 지금은 온몸의 피부가 다 헐고 진물까지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증상이 너무 심해서 체질약과 체질침을 병행하기로 했다. 1달 치료하면서 상체는 다 나았는데 다리가 잘 안낫는다. 다리의 증상을 처음 10이라 할 때 4까지는 떨어졌는데 더이상 진척이 보이지 않는다. 환자분 스스로 고백하기를, 좋아지다 보니 다시 체질식을 신경쓰지 않고 아무.. 더보기
통풍 오후 늦게 한 남성 분이 다리를 절룩이며 진찰실로 들어왔다. "발뒷꿈치가 아프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그 때 다른 한의원에서 피를 빼고 호전된 적이 있다. 예전처럼 피를 빼달라"고 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족저근막염으로 생각하고 환자가 원하는 대로 자락요법을 시술한 다음 침치료를 하였다. 하지만 다음날 별 차도가 없다. 다시 진찰하면서 발뒷꿈치를 자세히 촉지해보니, 발뒷꿈치가 살짝 부어오르고 손으로 만졌을 때 열감도 느껴졌다. 통증은 예민하고 그 위치는 뒷꿈치의 좁은 부분으로 예리하게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분은 평소 당뇨를 앓고 있었다. 진찰 후에 필자는 이 증상이 통풍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통풍은 배설이 제대로 안된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통풍으로 보고.. 더보기
턱관절장애 따님의 냉대하를 치료하러 오셨던 여성분이 치료를 받겠다고 하셔서 어디가 불편한지 물어보니 "오른쪽 턱이 불편하여 입이 잘 안 다물어진다"고 한다. 턱관절장애다. 언제부터 그랬냐고 물어보니 며칠 됐다고 한다. 체질을 감별해보니 토양체질이다. 턱관절장애를 가진 분들은 척추 전반에 걸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자세히 살펴보니, 턱 뿐 아니라 어깨와 허리도 안좋다. 아이가 넷인데 같은 방에서 잔다고 하여 "그 중 같은 체질이 섞여있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하면서 다른 방에서 취침하도록 하고 "잘 때 옆으로 자지 말고 반듯하게 누워서 자시라"고 권하였다. 또 체질이 같은 아이들과 뽀뽀를 피하고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하이힐을 신지 않도록 하였다.(8체질의학에 따르면, 같은 체질의 타액이 교환되거나 .. 더보기
냉대하 초등학교 1학년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진찰실로 들어왔다. 아이 어머니는 "아이가 입냄새와 냉대하가 심하다"고 한다. 아이는 식사를 할 때 입 안에 음식물을 담고 있는 버릇이 있는데 빨리 배고파지는 반면 입맛은 없다. 직접 물어보니 본인 스스로 "입이 쓰다"고 한다. 복진을 해보니 피부가 거칠고 촉진시에 닭살이 돋으며 복직근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 해물 새우 파인애플을 먹으면 입술이 간지러워지고, 브로콜리 육류 딸기 등을 좋아한다. 3일에 1번 정도 대변을 본다. 땀은 많은 편이고 찬 물을 즐겨마신다. 냉의 색깔은 주황색으로 1년 정도 지속된 상태. 냉은 질점막을 보호하려고 나오는 여러 분비물이 합쳐진 점액인데, 질 내부의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 되어준다. 냉의 색이 탁해지거나 주황색.. 더보기
뱃속의 물소리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분이 며느리의 소개로 치료받으러 오셨다. 며느리는 "아버님이, 장이 아주 약하다"고 한다. 뱃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것. 그 소리가 어느 정도로 심하냐면, “소파에 앉아있는 아버님한테서 나는 뱃소리가 멀리 떨어진 부엌에서 들릴 정도”라는 것이다. "부르릉 부르릉 오토바이 시동 거는 소리처럼 크다"고 한다. 그 밖에 전립선비대 때문에 소변이 나오려면 오래 걸리고 시원하지 않으며 사타구니가 당긴다. 밤에 세 번 소변을 보러 깬다. 항생제를 먹으면 전립선 증세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등에 피부트러블이 생기고, 대장이 안 좋아서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설사를 여러 번 한다. 현재 복용중인 약물이 꽤 많다. 전립선비대·대장증세와 관련한 약물들, 울트라스크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