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병은 귀한 것 오래 전, 군대에 간 선배를 면회하려 간 적이 있다. 벌써 십오년도 더 지난 일이다. 무더운 여름이었고 나무숲 사이로 매미소리만 가득 울려 퍼지는 길을 따라 부대에 도착했다. 선배는 당시 군종병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건강해보였다. 함께 계시던 스님이 책을 한 권 선물해 주셨다. 여름밤 새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절에서 잠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책을 보니 "병을 벗으로 삼고 배움의 계기로 삼으라"고 적혀 있다. 인생의 강물은 계속 흘러가도 중요한 기억은 어딘가에 남아서 맴도는 것 같다. 그 여름이 그랬다. 그리고 그 책의 글귀가 그랬다. 아프다는 것은 일상적이다. 삶은 완벽하지 않다. 살다보면 아프다는 것은 늘 따라온다. 몸이 아플 때도 있고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 아플 때는 자연스럽게 삶을 돌아.. 더보기 당뇨의 근본치료 당뇨병은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다, 즉 혈액 속에 당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그 증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소변에서 당이 지나치게 많이 검출되기 때문에 당뇨糖尿라고 한다. 현재 당뇨병은 혈당 수치상으로는 공복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째의 혈당이 200㎎/dL이상일 경우로 정의된다. 한의학의 여러 문헌에서는 예로부터 당뇨병을 “소갈消渴”이라고 하고, 소갈을 다시 상소上消, 중소中消, 하소下消로 세분하여 그 치료를 달리 하였다. 또한 동의수세보원에서는 당뇨 합병증인 궤양에 대해서 인식하고 주의를 당부하였다. 당뇨의 원인은 체질에 맞지 않는 식습관이다. 체질에 맞지 않는 식습관은 장부의 과불균형을 유도하고, 당뇨병은 그 과불균형에 대한 보상으로 나타난다. 당뇨는 8체질의학.. 더보기 조현병 얼마 전 한 쌍의 노인 부부가 찾아오셨다. 할머니가 설사가 오래도록 멈추지 않는다며 진료를 원하시길래 침치료를 해드렸다. 다음날 설사는 멈추었다. 할머니는 다른 병이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조현병, 소위 "정신분열"을 앓고 있다는 것. 아드님이 국내에서 손꼽을만한 병원의 정신과 의사인데도 치료를 못한다고 한숨을 쉬셨다. 몇 가지 약을 복용하는데 그 약의 부작용으로 파킨슨 병도 앓고 계셨다. 이것이 어쩌면 현대의료의 아픈 현실이 아닐까?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의학의 발달이 전개되어가고 있으므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 할머니의 체질은 목양체질이다. 목양체질은 육식을 안하고 잎채소 위주의 식사를 오래하면 환청이나 정신분열이 올 수 있다. 체질에 맞추어 음식을 바꾸는.. 더보기 구안와사 구안와사는 입과 눈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병이다. 보통 환자들한테 '아'나 '오'소리를 내보라고 하거나 인상을 찌푸려 보라고 하면 좌우 균형이 안맞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으로 치료경과를 확인하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은 찬 공기를 맞으며 자거나, 매우 피곤한 상태로 일하다가 구안와사가 온다. 찬 공기, 스트레스, 근육피로 등은 모두 얼굴근육, 악관절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시킨다. 구안와사 환자분 중에 드물지만 치과치료를 받다 오는 경우도 있다. 입을 오래 벌리고 있다보니 악관절근육이 긴장하는 것이다. 이 긴장상태가 극도로 심해지면 구안와사가 올 수 있다.구안와사는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난다. 환자는 처음에 귀 뒤에 통증을 느낄 때가 많다. (일부에서는 안 나타날.. 더보기 코의 종기 한 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진료실로 들어왔다. 비염 치료를 원하는데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봤지만 그 때 뿐"이라고 한다. 이 학생의 증상에서 특징적인 것은 콧등에 종기가 있다는 것. 그런 상태로 몇 년이 지났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주사비酒皶鼻라고 하는데 코 피부에 생기는 충혈성 염증을 말한다. 이런 증상은 애주가들한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주사비"라는 표현을 쓰지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비염이 있는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코를 많이 만지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비염 때문에 가려워서 긁고 긁으니까 더 가려워지고 그래서 증상이 악화, 만성화되는 것.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 섭취로 심해진 비염이 근본원인이다.일단 주사비를 먼저 치료하고 비염을 치료하기로 했다. 환자는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으로 코 안팎의.. 더보기 체질식, 치료의 기본 8체질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질섭생법이다. 생활습관이 바로 병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체질섭생법은 체질에 따라 생활습관을 구체적으로 달리 하는 지침이므로 이것을 어떤 종류의 약처방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체질섭생법을 드리면 반응이 제각각이다. 어떤 분은 냉장고나 식탁에 붙여놓고 식사를 할 때마다 체크하고, 어떤 분은 그냥 이런 것이 있다 보다 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기도 한다. 어떤 분은 자기 체질에 해로운 음식은 피하지만 이로운 음식도 제대로 챙겨드시지 않아서 무기력을 호소하고, 어떤 분은 이로운 음식은 이로운 음식대로 다 찾아드시고 해로운 음식도 기존 습관대로 다 찾아드시기도 한다. 어떤 분들은 음식에 대한 기존 관점을 체질섭생법에 섞어서 실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체질적으로는 찬물이 유익한.. 더보기 보리와 다이어트 오래 전, 한 어머니가 따님을 데리고 오신 적이 있다. 따님의 한방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딸의 키는 160cm에 몸무게가 90킬로그램 이상. 약간 다혈질이며 스트레스를 폭식이나 야식으로 푸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간식도 자주 먹는 편. 먹고 나면 바로 설사를 하는데 그 회수가 하루에 5~6회에 이른다. 심하게 붓는 편이며 생리통도 극심하다. 체질에 맞는 한약처방을 드리면서 1주에 한 번 정도 체질침치료를 병행하라고 권고하고, 체질에 맞는 음식법을 알려드렸다. 체질식을 실천할 때는 특히 주식을 체질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은 매 끼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따라서 밥만 체질에 맞게 바꾸어도 식생활의 많은 부분이 개선된다. 체질에 맞는 곡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극대.. 더보기 위궤양 머리가 하얗게 새신 할머니께서 진찰을 받으러 오셨다. 어디가 아프시냐고 물어보니 윗배에 손을 가져다대시며 "매일 속이 쓰리다"고 한다. 제산제를 먹어도 늘 재발한다는 것. 환자분의 체질을 진찰해보니 토양체질이다. 체질침치료를 한 후 다음날 "어떠시냐?"고 물어보니 "속이 편해진 것 같다"고 하신다. 다시 침을 시술해드리고 주의하여야 할 음식들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다시 뵙게 되었는데 "침을 맞으면 괜찮다가 안맞으면 도로 속이 쓰리다"는 것이다. 혹시 체질에 해로운 음식을 드신 일이 없는가 물어보았다. "매운 음식도 안 먹고, 감자도 안 먹고 있다"고 답하시는데, 문득 할머니가 손에 들고 계신 과자봉지에 눈길이 간다. 자세히 살펴보니 감자스넥이다. 체질식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가능한 자연식을 .. 더보기 앙트안 베쌍의 관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하여 나온 여러 의견과 조치는 아주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앙트안 베쌍Antoine Béchamp"이라는 이름을 기억해내야 한다. 베쌍은 흔히 파스퇴르의 라이벌로 알려져 있다. 베쌍은 "발효"의 개념을 처음 발견하였지만 파스퇴르가 그 업적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여 논쟁이 붙었고, 이 논쟁은 미생물학, 병인, 매종설까지 확대되었다. 그리고 당시 지식인들이 파스퇴르의 손을 들어주면서 베쌍의 관점들은 잊혀지고 말았다.베쌍은 발효미생물이 숙주와 환경요소에 따라 박테리아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하였고, 결코 박테리아가 몸 밖에서 침입하여 병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은 지금 서양의학이 취하는 관점과 매우 다르고 오히려 한의학이 취하는 관점과 유사하다... 더보기 팔미지황탕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이라는 처방이 있다. 8가지 약재가 들어간다고 그 이름이 팔미지황탕이다. 팔미지황탕은 장기張機의 에 수록된 처방이다. 팔미지황탕은 건지황 산약 산수유 택사 복령 목단피 계지 부자로 구성되는데 일반적으로 노인이 요통과 비뇨계 증상, 당뇨병, 퇴행성관절염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 쓴다. 그리고 전을錢乙이 팔미지황탕에서 계지 부자를 제거하고 건지황을 숙지황으로 바꾼 것이 육미지황탕이다. 이 처방 역시 비뇨생식기계통이 약하여 오는 여러 가지 증후군과 신장염 등을 치료한다. 현재 임상에서는 팔미와 육미 모두 사용되며 흔히 노인들한테 투여할 때는 팔미를 노인이 아닐 때는 육미를 투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고 육미만 사용해야 한다. 그 이유는 너무도 명백하다. 팔미에 들어가는 계..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