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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약 같은 친구, 독약 같은 친구

불면증을 호소하는 60대 여성. 복용중이던 졸피뎀, 노바스크, 로바젯을 끊게 하고 체질침 만으로 불면증과 고혈압을 완치시켜주었더니 기쁜 마음으로 친구들을 우르르 데리고 오셨다. 그 분들 체질도 감별하고 섭생표를 주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단 한 사람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았다.

필자의 실수는 체질섭생표를 설명할 때 그 친구분들을 모아서 한 번에 설명했다는 것이다. 친구분들이 너무 많아서 한 명씩 붙잡고 설명하면 기운이 빠질 것 같아 한 번에 모아놓고 체질섭생을 알려드렸는데, 체질섭생과 약물 끊기에 거부감이 있는 친구 한 분이 '난 이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걸 어떻게 다 지키냐'는 둥 실제로 해보지도 않고 부정하면서 모두를 선동한 것이다. 세상 살다보면 자기만 지옥에 가면 되는데 친구들도 물귀신처럼 끌고 가는 분들이 가끔 있다. 필자는 그런 식으로 전개되리라고는 정말이지 예상하지 못했다.

대전에서 오신 또 다른 60대 여성은 "코 성형수술 받고 수술 부위에 농이 가득 차서 아프다"고 하였다. 병원약을 아무리 먹어도 낫지 않고 의사들은 치료가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는 것이다. 이 분도 평소 불면증이 심하여 졸피뎀에 의존하는데 그 부작용으로 몽유병도 있었다. 졸피뎀 말고도 건강염려증으로 복용하는 영양제 및 건강식품이 대략 30종은 넘길래 모두 끊게 하고 불면증을 치료해주는 체질침을 놓아준 다음, 코의 화농과 통증에 대하여 연교連翹를 군약으로 하는 체질약을 처방해주었다. 한 달 만에 다시 오셨는데 "잠도 잘오고, 코의 화농과 통증도 멈추었다. 99%는 나은 것 같다"고 하였다.

하지만 다시 한 달 후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친구들과 울릉도에 놀러갔는데 친구들이 "뭘 그렇게까지 가려 먹냐?"고 면박을 주어 체질식을 안 지키고 아무거나 막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코의 통증과 불면증이 재발하였고, 졸피뎀을 다시 먹고 몽유병도 도졌다는 것이다. 원점이었다.

"아이고, 그 친구들이야 자기 몸 아니니까 함부로 말하는 거죠. 체질에 맞게 가려 먹어야 낫고 재발하지 않습니다. 본인한테 해로운 것을 권하는 사람 멀리 해야 오래 삽니다"

체질약을 한 달 분 다시 보내드렸다. '체질식을 다시 제대로 할까?' 환자가 방심한 다음 치료 의지가 무너지는 장면을 간혹 보았기에 염려가 되었다. 하지만 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체질식은 환자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길을 알려주는 것이지 길을 걷는 것은 환자 스스로 해야 한다.

이 분은 따님 내외와 한 달 후에 다시 오셨는데 다행히도 필자의 말대로 졸피뎀을 끊고 체질식을 하셨고 증세가 모두 사라졌다고 알려주셨다

주변을 둘러보자. 보약 같은 친구가 많은지, 독약 같은 친구가 많은지. 그것이 여러분의 수명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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