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의 토양체질 여성을 치료중이다. 통증은 많이 호전되었으나 재발 경향이 있어 체질식 잘하고 계신지 물어보니 '쉽지 않다'고 한다. 영양사로 일해서 음식 감식중 매운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는 것 . "맛만 보고 뱉어버리면 되시지 않냐?"고 하니 '보는 눈이 많아서 어렵다'고 한다.
국내 모 라면회사에서 만든 매운 볶음면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기사가 나온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덴마크에서 그 라면에 대하여 리콜 명령을 내렸다는 기사가 들려왔다. 반품하거나 폐기하라는 것인데 이유는 너무 매워서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
엄마들이 '유치원에서 매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체질에 따라 열성향신료가 건강에 해로운 사람들이 있으니 당연히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도 '배부른 소리 한다'는 둥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그 뒤에는 '골고루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고루한 영양학적 개념과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체질론적 개념이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골고루 먹어야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관찰해보면 무의식적으로 어떤 음식은 피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본인은 골고루 먹는다고 자부하고 있으나 사실은 자기가 즐기는 음식만 먹는 것이다.
매운 음식이 안맞는 체질은 8체질 중 토양, 토음, 금양, 금음체질이다. 이들에게 매운 음식은 병을 불러오는 원인이므로 급식이 나오는대로 군말없이 먹어야 한다면 병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토양 토음은 매운 음식을 절대적으로 금하는 편이 좋다. 열성향신료 섭취시 위염, 역류식도염, 위궤양, 가스팽만, 두통, 경추통, 어지럼증 등 만성질환을 달고 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체질들 중에는 간혹 김장하면서 매운 김치를 맛보다가 졸도하여 응급실에 갔던 경험을 말해주는 분들도 있다. 또 매운 음식을 먹으면 대변 상태가 안 좋아지고 항문에 작열감을 느낀다는 분들도 있다. 이 작열감은 항문이 아니라 입안, 혀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입마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매운 음식을 먹다가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분도 있다. 매운 것이 원인이 되어 신경증이 오기도 하고 이런 증세가 점점 발전해서 피해망상 의처증 의부증으로 가기도 한다. 본인 입으로 털어넣고 있는 그 향신료들이 몸과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다. 음식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말은 곧 건강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당연히 가져야 하는 건강권, 생명권의 침해다. 먹을 것 하나 고르지 못하는데 국민소득 3만불이 무슨 의미가 있나?
우연히 급식으로 제공한 매운 향신료가 체질에 맞아서 건강해진 사람들이 그것이 체질에 맞지 않아 병약해진 사람들에게 그러한 식사를 강요할 때 그것은 자기만 아는 것이요, 극도의 이기주의다. 그러한 급식문화에서 누구는 서서히 병약해져 간다고 할 때, 그것은 칼로 찌르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잔인한 폭력이다.
매운 음식을 강요하는 음식문화에서 그것이 유익한 체질은 이익만 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결혼은 본인과 반대 체질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가족 중 매운 음식이 해로운 체질이 섞여 있게 된다. 그들은 매운 음식을 강요하는 문화 속에서 본인의 자녀, 배우자, 부모가 병약해지는 것을 볼 것이고 그 치료에 가산을 탕진하기도 할 것이다. 매운 향신료가 그 정도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무지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다. 누가 아무 생각 없이 음식 전체주의를 옹호할 때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가족을 핍박하는 것이며, 그의 가족이 병들고 약해질 때 그 스스로도 그 결과에 일조한 것이다. 그의 침묵, 고집, 우둔함,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무신경함이 부메랑처럼 돌아와서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 비극은 바로 자신이 만든 것이다.
해법은 무엇일까? 요리에서 향신료를 따로 분리해야 한다. 열성향신료 소스를 분말이나 페이스트 형태로 만들어서 매운 음식 당기는 사람만 원하는 만큼 뿌려 먹게 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열성향신료가 체질에 안맞는 사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운 음식을 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장은 '모두 매운 음식을 먹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내 입맛에 맞추라'는 억지도 아니다. 그것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맵게 먹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자, 그렇게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이야기다. '맵지 않은 고추를 쓴다'거나 '고추가루는 조금만 넣었다'는 변명은 매운 음식 싫어하는 사람, 매운 음식이 해로운 사람들을 결코 만족시키지 못한다. 역지사지하자. 매운 음식이 싫은 사람에게 매운 것을 강요하는 것은 매운 음식 좋아하는 사람에게 매운 것 먹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만큼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할 때 우리 모두 건강해질 것이다. 유치원, 학교, 군대, 기업 등의 급식에서 조속히 이러한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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