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혈압강하제는 칼슘길항제 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이것들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혈압을 낮춘다. 이뇨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방해하거나( 안지오텐신 차단제), 혈관수축을 방해하거나(알파차단제), 교감신경이 작동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등(베타차단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위 메커니즘들의 본질은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작용이다. 안지오텐신 차단제가 방해하는 레닌-안진오텐신계는 무슨 일을 하는가? 출혈이나 탈수로 혈액이 줄어들면 더이상 혈액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자 이뇨를 억제하고 그 적은 혈액을 가지고 온몸을 커버해야 하므로 혈압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알파차단제가 방해하는 혈관수축은 왜 일어나는가? 수도관을 넓히면 수압이 약해져서 수돗물이 졸졸졸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떨어져서 충분한 속도로 혈액이 전달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혈관을 수축시키는 것이다. 베타차단제가 방해하는 교감신경은 왜 작동하는가? 긴급한 위기상황에 대응하여 심장, 뇌, 폐, 근육 등 중요한 곳을 보호하려고 혈액을 빠르게 집중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몸이 스스로 혈압을 올리는 나름의 필요와 이유가 있는 것인데 혈압강하제는 이런 대응을 못하게 하여 몸을 무방비 상태로 몰고 간다. 즉 출혈이나 탈수로 저혈량증이 와도 대응하지 못하며, 혈관이 너무 확장되어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 실신을 할 지경이 되어도 대응하지 못하며, 긴급한 위기상황이 와도 중요한 장기를 지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그 약물이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히 알 수 있으며, 실제로 그 약물을 사용한 후 환자들이 겪는 부작용의 목록으로도 증명된다.(의약품 검색 사이트를 참조하라)
2. 혈압약에 대한 논문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0910975
고혈압성 만성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흑인 환자 1,094명을 무작위로 둘로 나눠서 한 쪽을 더 타이트하게 혈압관리(130/80mmHg 미만) 했더니 그렇게 관리한 쪽이 8.8~12.2년 후 오히려 신장이 완전히 망가지거나 사망하였다는 논문
https://www.ahajournals.org/doi/10.1161/CIRCULATIONAHA.115.019657
뇌졸중 환자 2610명 중 혈압을 타이트하게 관리한 쪽은(수축기 혈압 130 mmHg 미만) 그렇게 시도한 첫 해부터 신장이 아주 빠르게 망가졌다는 논문
https://pubmed.ncbi.nlm.nih.gov/34762601/
혈압약(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을 사용했더니 신장 혈관이 망가졌다는 논문
이 논문들은 혈압을 타이트하게 내릴수록 오히려 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짐을 보여준다. 그런데 오늘날 의료는 왜 신장이 망가진 환자에게 혈압약을 주는가? 원인과 결과를 혼동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혈압은 사구체를 망가지게 한 원인이 아니라 사구체가 망가질 때 나타난 결과다.
신장의 사구체는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여과기 역할을 한다. 사구체가 일부 망가지면 남은 사구체로 같은 수준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므로 몸이 혈압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건 보통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이야기다. 깔대기 모양의 거름망을 상상해보자. 그 거름망에는 노폐물을 여과할 수 있는 미세한 구멍들이 여러 개 있다. 그런데 그 구멍들 중 일부가 어떤 원인으로 망가져서 막혔고 더이상 여과기능을 써먹을 수 없다. 하지만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과를 해내야 한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남은 구멍으로 더 많이 여과하는 수 밖에. 그럴 수 있으려면 거름망에 가해지는 압력을 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평소 1분당 1리터를 여과했는데 절반의 구멍이 망가져서 막혔다면 두 배로 압력이 올라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쉬운 비유를 사용하였지만.실제로는 여과율에 관련된 다양한 변수들이 개입하여 방정식이 좀 더 복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구체의 손상을 보상하기 위하여 혈압이 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은 명확해보인다.
위에서 짚어본 것처럼, 고혈압이 사구체를 망가지게 한 원인이 아니라 사구체가 망가질 때 나타난 결과라면, 근본적인 해법은 신장이 망가지지 않게 하고 그것을 강화하는 것이다. 신장이 망가지지 않게 하려면 신장에 해로운 것을 피하고, 신장을 강화하려면 신장에 이로운 것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신장에 무엇이 이로운지 해로운지는 환자 체질에 따라 달라지고, 체질적 관점에서 인체의 현상을 바라보고 규명하는 전통이 서양의학에서는 부재했기 때문에, 대신 고혈압 자체를 원인으로 지목하여 혈압을 떨어뜨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위의 논문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혈압을 떨어뜨리면 신장은 망가진다. 혈압약으로 혈압을 낮추면 장기들이 공급받는 혈류가 줄어든다. 이 때 체질적으로 약하게 타고난 장기는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즉 그 장기의 기능 저하, 심지어는 구조의 파괴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신장을 약하게 타고난 토양체질은 혈압을 낮추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더욱 줄어서 신장 기능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사구체가 망가진다. 위에 예시한 논문은 이런 정황을 보여준다. 근본 원인 파악에 실패하면 결국 대증요법으로 흐르게 되고 심지어 병의 원인을 치료법으로 착각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3. 혈압약 부작용은 주로 심장,혈관,신장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심장-혈관계-신장이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하여 혈압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심장은 펌핑을 하고, 혈관을 통해서 혈액을 온몸에 보내주며, 혈액의 볼륨이 크다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하여 조절한다. 따라서 혈압을 내리려면 심장의 펌핑 압력을 낮추거나, 이뇨를 촉진하거나, 혈관을 확장하면 된다는 발상이 나오게 되고, 실제로 오늘날의 혈압약이 이렇게 작용한다. 하지만 우리 몸은 상황과 환경에 맞게 저절로 혈압을 올리거나 내리는 자연스러운 힘이 작동하는데 혈압약은 그 힘에 맞서 작동한다. 따라서 심혈관계나 신장 사구체에 더 많은 부담을 주고 손상을 유발한다. 몸이 원래 목표로 한 혈압은 몸이 상황이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데 혈압약은 거기에 이르는데 더 많은 장벽block을 세운 셈이다. 몸(자연)이 그 상황과 환경에 맞춰 혈압을 최적화하려는 힘과 인간이 인위적으로 단정지은 거짓 '정상수치'에 강제로 맞추려는 힘이 부딪히면서 몸이 망가지는 것이다.
사람이 약물로 심근 수축력을 떨어뜨려 혈압을 낮추면 그 사람의 몸은 혈관이 수축되거나 신장 이뇨를 억제하여 혈압을 올릴 것이다. 약물로 혈관을 확장하여 혈압을 낮추면 심근수축력을 강화하거나 신장 이뇨를 떨어뜨려 혈압을 보전하려들 것이다. 약물로 신장 이뇨를 촉진하여 혈압을 낮추면 심근 수축력을 강화하거나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만일 모든 구멍을 틀어막아서 통제하려 한다면 그 환자는 조기사망할 것이다.
4. 사람의 체질에 따른 개별적인 혈압 차이가 존재한다. 뭇 사람들의 평균치는 한 개인에게는 정상수치가 아닐 수 있다. 목양체질 중 특히 체구가 큰 사람들은 건강할 때 혈압이 사람들의 평균치보다 높다. 그런 사람은 혈압을 낮추면 병이 온다. 대형트럭에 소형차 엔진을 달면 잘 달릴 수 있을까?
5. 의료인들은 의료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공유해야 한다. 강물을 더럽히면 자기 가족도 그 물을 마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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