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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생맥산

한의학에서는 여름 무더위에 지쳐서 갈증이 나고 기력이 떨어질 때 원기를 돋구는 처방이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생맥산이다.


생맥산은 그 이름도 독특하다. 생맥산生脈散, "맥을 살리는 약"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6~8월 경에 기진맥진氣盡脈盡(이 표현은 한의학에서 유래한 것이다)하여 피로할 때 복용하는 처방이다. 맥은 심장의 기운을 반영하는 시그널이다. 맥이 약해지는 것은 심장이 피로하다는 뜻이다.


생맥산은 동물실험 결과 방사선 부작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http://www.fnnews.com/news/201104041712223260?t=y

하지만 정확하게 말해서 이 처방은 8체질 중 목양체질 수양체질 수음체질한테만 쓸  수 있는 처방이며 이 중에서도 엄밀히 따지면 특히 목양체질을 겨냥하여 세팅된 처방이다. 나머지 체질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동물실험으로 얻는 정보는 어느 체질한테 그것이 유익한지 유해한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인위적인 실험설계를 통하여 나오는 정보는 언제나 그 임상적 의미에 한계가 있다. 정답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임상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생맥산의 구성약재는 맥문동 인삼 오미자이며, 환자 상태에 따라 황기 감초나 황백, 또는 향유 백편두를 더하게 된다. 그런데 인삼은 토양체질 토음체질 금음체질 금양체질 목음체질한테는 해롭다. 황기 감초도 토양체질 토음체질 금음체질 금양체질한테는 해롭다. 따라서 이 처방은 사실 누구에게나 투여될 수 있는 처방이 아니라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체질에만 투여되어야 하는 처방이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고금의 처방들은 그 처방들 각각이 누구에게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일부 체질한테만 유효하다. 애초에 그것이 특정 체질을 겨냥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특정한 증(불균형 상태)을 겨냥하여 만들어졌지만 그 증 자체가 특정 체질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그것은 각각 맞는 체질한테만 투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 동무 이제마다. 그는 그의 주요저작물인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의원론醫源論에서 예로부터 개발된 수많은 처방이 각각 일부 체질에서만 나오는 병증을 겨냥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인식은 사실과 부합하며 타당하다. 한의학에서는 동병이치同病異治라고 하는 개념이 있는데 이것은 같은 병이라도 다르게 치료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바로 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똑같이 감기가 오거나 소화가 안되어도 그 원인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치료처방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8체질의학에서는 체질에 맞는 처방을 투여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런 원칙이 안전성과 효과 모두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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