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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갑상선기능저하증

아담한 체격을 가진 40대초반의 여성이 가족과 함께 진찰실로 들어온다.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자궁경부염(암 전단계)을 앓고 있다. 몸 안 좋아진지 3년이 되었다. 그 외 편두통이 있고 눈이 건조하고 충혈되는 일이 많다. 목 옆 림프선이 잘 붓는다. 왼손은 손목터널증후군 2단계다. 감각이 둔하고, 잘 붓고, 팔을 책상에 대면 저리다. 작년 모친과 사별하여 스트레스를 받았다. 청량고추를 좋아하며 먹다가 위천공이 된 적이 있다. 찹쌀도 좋아한다. 커피 2~3잔을 마시면 잠이 안 온다. 육류도 잘 섭취하며, 가끔 눈주위가 붓는다.

현재 갑상선호르몬제를 3주 복용했고, 자궁경부염증약도 2주 복용하고 있다. 체질에 맞지 않는 섭생으로 갑상선기능이 떨어진 것인데,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갑상선이 스스로 원래 기능을 회복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복용 중지를 권고했다. 자궁염증을 억제하는 약도 염증억제과정에서 몸의 불균형을 더 증폭시키기 때문에 복용 중지를 권고했다. 겉으로 드러난 염증을 억제하여 염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염증을 빚어내는 원인을 조율하여 염증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맥락을 갖고 있다.

이 환자는 토양체질로 감별되었고 그에 따른 체질식을 권고했다.

6회 치료: "윗배는 편한데 아랫배에 가스가 찬다."고 한다.

7회: "보리밥 먹으면 가스찬다"고 한다.

8회: "고추 파 양파 계속 먹고 있다."고 하여 가스가 차는 원인이 보리 때문이 아니라 열성향신료 섭취 때문이라는 걸 알려주고 체질식을 강조하였다.

9회: "브로콜리는 괜찮냐?"고 하여 먹지 말라고 하였다.

10회: "손목통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감각도 회복했다.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1일치 드렸다.

12회: 독감예방접종 후 두통이 생기고 감기가 악화됐다. 다시 감기약 1일치 투여. 13회 감기는 여전히 심하다. 확인해보니 백신을 맞은 가족 전부가 감기에 걸렸다. "손목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다시 감기약 1일치 투여.

14회: 콧물 두통 가래가 여전하다.

15회: “여행을 가는데 그 동안 감기가 심해지면 양약을 먹어도 되냐?”고 하여 드시라고 하였다.

16회: 감기는 많이 호전됐는데 림프절은 부었다. 감기 걸렸을 떄부터 그렇다고 한다.

17회: 림프절 부은 게 가라앉았다.

18회: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20회: 얼굴이 부었다. 손목통증 재발.

21회: 손목통증은 처음 통증을 10이라 할 때 6 정도로 줄었다.

22회: 얼굴 부은 게 가라앉았다. 환자는 "다음 주 김장을 해야 하는데 배추 160포기를 혼자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드렸다.

23회: 림프절이 다시 부었다.

24회: 림프절 부은 게 가라앉았다.

25회: 병원검사를 받았는데 갑상선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3일 후 환자는 김장으로 배추160포기를 했고 그 피로 때문에 2주간 감기를 앓았다. 그 다음 주 생리를 했는데 생리통이 극심하여 오른쪽 하복부에서 다리까지 저릴 정도였다. 그리고 며칠 후 검진을 받았는데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다시 떨어졌다. 갑산선기능저하증이 재발한 것. 


그 후 1주일간 침 삼킬 때 불편함이 있다고 하였다. "침이 바로 내려가지 않아 한 번 더 삼켜야 한다"고 했다.

37회: "딸이 먹다 남긴 요구르트를 먹고 설사를 계속 한다"고 했다.  딸의 체질이 어머니와 같은데 같은 체질의 타액이 섞이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다음날 설사는 1회로 줄었다.

39회: "귤을 먹었다"고 한다. 토양체질에 귤이 해롭다는 걸 다시 알려주었다.

41회: "컨디션이 최고로 좋다. 침 삼키는 것도 편하다. 아침기상 후 피곤하지 않다"

48회: "찬바람 잠깐 맞고 눈이 가렵고 다시 피곤하다"고 하여 보온에 유의할 것을 권고하였다.

50회: 피로감이 다시 줄었다.

51회: "고추 양파가 들어간 콩나물비빔밥 먹고 속이 불편해지고 눈도 약간 안좋다"

54회: "도라지 들어간 산나물정식을 먹고 피로하다"

56회 "양쪽 갈비뼈가 쑤신다"

57회 호전.

58회 "더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고 하여 체질에 이로운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하였다.

59회 "체질에 맞는 과일을 다양하게 섭취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60회: 감기.

61회: 감기 호전.

62회: "생리를 계속 안하고 있다" 임신여부 확인을 권고하였다.

63회: 임신은 아닌 것으로 확인.

65회: 다시 감기.

66회: 감기 악화.

67회: 감기 호전. 목은 아직 쉰 상태.

69회: 목소리 돌아옴. "김치를 씻어먹은 다음부터 속쓰림이 없고 코 속이 마르는게 사라졌다"

72회: 병원 검진결과 갑상선수치는 다시 정상으로 회복됐다.

     

갑상선호르몬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가 환자가 김장으로 무리하고 체질식을 지키지 못한 다음 다시 떨어졌다. 섭생에 주의하고 체질식을 철저히 배워가면서 다시 정상으로 회복됐다.

이 케이스에서 흥미로운 점은 몸이 안좋을 때 목 근처 림프절이 붓는 것이다. 림프절이 부었다는 건 면역반응이 과열됐다는 뜻이고 그건 뭔가 체질적으로 해로운 환경에 노출되었다는 뜻이다. 림프절이 붓는 것으로 몸상태를 간접적으로 유추하면서 치료를 진행했고 갑상선호르몬수치는 정상을 되찾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환자의 섭생에 따라서 갑상선호르몬의 수치가 변한다는 것이다. 갑상선기능의 저하나 항진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호르몬 수치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근본치료는 언제나 결과가 아니라 원인에 초점을 맞춘다. 즉 섭생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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