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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성 외이도염

중년의 여성환자분이 3개월 치료로 두드러기가 완치되고 나서 또 하나의 골치거리인 만성 외이도염을 치료해달라고 한다. 환자분 말에 따르면 "오래전 한쪽 귀가 안 들리게 됐는데 25년전 바닷물 들어간 다음에 가려워서 손으로 쑤시다가 곪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 귀에서 거무스름한 노란색 고름이 흘러나온다. 귀를 파내면 소리가 들리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막힌다. 그럼 또 파내고 또 막히고 반복이다. 목욕하면 귀에 물 차기 때문에 귀마개를 반드시 한다. 반신욕해도 귀에 땀 많이 차서 불편하다."라고 한다. 귀 파면 소리는 들린다는 것은 이 증상이 외이도에 한정된 문제라는 것이다. 신경이 손상되지 않았고 그 전에 두드러기 치료 하면서 모든 대증약물을 끊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치료가능성은 높다고 봤다. 

증상이 나타난지 25년이나 된 만성외이도염이라 침과 한약을 병행했다. 이 때 투여한 한약은 첫째, 안에 가득찬 농을 배출시켜주고. 둘째, 오랜 염증으로 경화된 조직을 다시 소프트하게 만들어주고. 셋째, 외이도벽 상처가 완전히 메워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6회 치료에서 "어제 집청소하느라 땀났는데 귀가 괜찮다. 냄새도 안났다"고 하여 치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었다. 8회에서 "전에는 손을 귀에 살짝 넣어도 냄새가 났는데 지금은 깊이 넣어야 냄새난다."고 한다. 농을 배출시키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라지나물을 매일 섭취하도록 권고. 9회에서 "어제 면봉 넣어봤는데 아직 냄새 난다."고 하여 "일단 파지만 않으면 새 살이 아물고 딱지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10회에서 "집안일,귀상태,날씨 때문에 기분이 안좋다. 귀 파진 않았다"라고 한다. 11회에서 "냄새가 거의 안난다" 12회에서 "어제 땀많이 흘렸는데 냄새 안나고 안막혔다" 13회에서 "고구마순 캐다가 풀독 올랐다"고 하여 "자연스런 면역반응으로 놔두는게 낫다. 항알러지약 쓰면 예전처럼 두드러기 재발할 것이다"라고 알려주었다. "반신욕했는데 귀에 물 안찼다"고 한다. 14회에서 "위궤양으로 잠 설쳤다"고 하여 "귀는 어떤가?"물어보니 "괜찮다"고 한다. 15회에서 "냄새는 전혀 안나는데 농은 좀 남았다" 19회에서 "귀 간질간질해서 팠다. 냄새는 거의 안난다. 농은 처음을 10이라 할 때 3으로 줄었다" 20회에서 "예전에는 여름에도 추워서 밍크이불 덮고 잤다. 이제 더워졌다"고 하여 몸상태가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알았다. 21회에서 "위궤양 때문에 뜨거운 음식 못먹는다. 한약도 시원한 상태로 먹고 있다"고 하는데 처방효과는 제대로 나고 있으므로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한약처방구성 중 생강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이 위궤양에 안좋은 영향을 줄 것인지 염려됐으나 처방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좀 더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환자가 "요즘은 육식안하고 있다"고 하여 "반드시 하라"고 권고. 24회에서 위궤양증상은 사라졌다. 그래서 현재 처방 그대로 가기로 결정했다. 25회에서 환자는 찬바람 맞고 감기에 걸렸다. 감기약1일치 처방. 26회에서 코만 맹맹한 정도로 감기증상이 가벼워졌다. 27회에서 기침만 한다. 28회에서 기침도 많이 줄었다. 29회에서 "깊은 곳에 농이 남았다"고 하여 아직 치료가 완료안되었음을 확인했다. 30회에서 "어제 귀가 두 번 간지러웠다" 31회에서 "간지러움은 상처회복기 마지막에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절대로 파지 마라"고 권고. 32회에서 "농이 나왔다" 33회에서 "발바닥 아프다"고 하여 족저근막염인가 했으나 무시하고 그냥 평소대로 외이도염 치료. 35회에서 "어제 반신욕 했는데 땀나니까 농이 찬다" 36회에서 "컴퓨터 사용 많이 한다"고 하여 "줄이라"고 권고. 38회에서 외이도근처에 남아있는 습濕을 말려버리기 위해 환자한테 율무를 섭취할 것을 권고. 41회에서 "율무 볶아서 먹었더니 화장실 자주 가서 수면이 방해된다"고 하여 "볶지 말고 밥에 넣어서 먹으라"고 권고. 환자는"죽을 끓여서 먹겠다"고 한다. 43회에서 "이비인후과 가서 촬영해보니 상처가 깨끗하게 아물었다"고 알려준다. 치료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알아차렸다. 44회에서 귀 눌렀을 때 가려움이 사라졌다. 45회에서 환자분한테 "다음주에는 귀막지 말고 샤워해보라"고 했다. 46회에서 환자는 "귀 막지 않고 샤워했는데 괜찮다"고 한다. "만일을 위해 3주 더 경과보자"고 했다. 53회를 마지막치료로 완치되었음을 선언했다. 총 치료기간은 3개월이었다. 

귀에 바닷물이 들어갈 때 가렵고 곪는 것은 귀 조직을 보호 회복시키려는 자연스런 반응이다. 손상부위를 복구하고자 혈액이 환부로 집중되고 곪은 다음 새 살로 메워지면서 가려움을 호소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면봉으로 계속 파는 등 자극을 주고 다시 상처를 입히면 몸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완료하지 못하고 계속 수차례 반복해야 한다. 그렇게 면역반응(염증)이 되풀이되면서 조직은 점점 딱딱해진다. 그러면 치유는 느려지거나 멈춘다. 따라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변수들을 배제하고 몸이 스스로 정상적인 자연치유과정을 밟게끔 도와주는 것이 근본치료다. 딱딱해진 조직이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까지 부드러워질 것인가?가 이 치료에서 관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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