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갑상선염이나 갑상선기능이상이 치료될 수 있을까? 8체질의학이라면 가능하다. 8체질의학은 한의학 고서의 텍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치료범위가 광범위해졌다. 필자가 완치시킨 환자 중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간염, 폐렴, 신장염, 위염, 대장염, 방광염, 담낭염, 자궁염, 질염, 봉와직염, 아토피, 켈로이드, 항암 후유증 환자도 있다. 이런 다양한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권도원 박사의 8체질의학이 있다.
1. 2019년 여름에 왔던 40대 여성 환자.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쾌활한 분이었는데 "3달 전부터 갑상선염 때문에 스테로이드(소론도)와 캐롤에프정(이부프로펜), 비타민C를 복용중. 평소 속이 더부룩한 편"이라고 하여 체질을 감별해보니 토양체질이다. 약물을 바로 중단시키고 체질침을 시술한 다음 체질에 맞는 음식법을 알려주었다. 이틀 정도 지나자 리바운드가 와서 오한 발열 몸살이 났다. 당시 생리중이어서 더 불편했을 수도 있다. 다음날도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고 하길래 체질식을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니 "보리밥을 아직 먹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섭취하시라고 권고했다. 그리고 이틀 후 다시 오셨는데 "어제 오후부터 몸살과 두통이 사라졌다. 인후통은 남아있지만 처음보다 낫다"고 했다. 그 다음날 "침 삼킬 때 통증이 있어 덱시엔(덱시부프로펜)을 복용했다"고 해서 프로피온산 계열 진통제들이 본인 체질에 맞지 않음을 알려주고 중단시켰다.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부루펜시럽...이런 약들은 토양체질에 맞지 않다. 부작용으로 신장이 망가지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이 분은 또한 "돼지고기 양념된 것을 섭취한다"고 하여 "향신료들을 섞어 먹으면 돼지고기의 유익함이 지워지니 그냥 삼겹살로 구워드시라"고 권고했다. 이 분은 그렇게 하고 나서 다음날 "많이 좋아졌다"고 기뻐했다. 인후통도 처음 10이라면 3 정도로 줄어들었다. 1주 후 음식 넘길 때만 이물감이 남았고 1주 정도 더 치료하니 그마저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로부터 2주 후 "원래 다니던 병원에 가서 다시 검진 받아보았는데 갑상선 염증 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완치됐다"고 알려주셨다.
2. 2020년 12월 말에 왔던 40대 후반의 토양체질 여성환자. 성탄절에 쇠고기, 생선회, 떡볶이를 과식하고 속이 불편하다고 오셨는데 메티마졸을 6개월 동안 복용중이었다. 메티마졸은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쓰는데 갑상선 호르몬을 잠시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뿐 근본치료를 하는 약은 아니어서 바로 중단시키고 소화불량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모두 치료해드리기로 했다. 환자 말에 따르면, 처음에 구역감과 통증을 느껴서 병원에 갔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이 분이 호소하는 주된 증세는 모두 소화계 증상이라서 병의 뿌리는 소화계에 있으며 갑상선호르몬의 변화는 부수적으로 따라온 것이었다. 이런 경우 소화계를 집중치료하면 갑상선 호르몬도 정상수치를 되찾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사실 소화불량만 치료하면 되는데 요새는 종합검진이 보편화되면서 뭐 하나라도 걸리는 족족 약물을 투여하니 평생 약물을 달고 사는 처지가 되고 만다. 과잉진료가 빚어낸 어이없는 현실이다. 체질식을 권고하고 1주 정도 치료하니 속쓰림이 많이 호전되었으나 '제육볶음을 먹고 다시 울렁거림이 있다'고 하였다. 이 분이 호소한 증세는 대부분 울렁거림, 명치가 뭉치고 눌렀을 때 느껴지는 통증이었다. 3주 정도는 이 증세를 치료했고 그 다음에는 환자가 느끼는 '더운 느낌'에 주목했다, 갑상선기능이 항진되면 심장이 더 빨리 뛰면서 열감을 호소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치료하면서 그 증세가 사라지는 것을 '치유가 되어가는 단서'로 볼 수 있다. 이 분은 갑상기능항진증의 다른 증세인 피부건조나 불면증은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치료하면서 환자의 '더운 느낌'을 계속 관찰했다. 3개월 동안 치료하면서 열나는 시간이 저점 줄어들다가 거의 다 사라졌고 마침내 환자의 입에서 '열감이 없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병원 가서 다시 검진 받아보시라"고 했다. 환자분은 다녀와서 검사 결과지를 공유해주셨다. 결과지에 따르면,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바뀌었다. 완치된 것이다.
3. 치료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 지인 소개로 2019년도에 20대 남성이 찾아온 적이 있다. 이 환자는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었는데 7~8년 전부터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메티마졸을 복용중이었다. 통증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을 함께 치료하기로 하고 체질감별에 들어갔다. 이 환자는 음악을 전공했고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중이었다. 그의 유튜브 방송을 보았는데 노래도 잘 불렀다. 이 때문에 체질감별시 처음부터 목양체질 가능성을 배제하였고 이것이 패착이 되고 말았다, 목양체질은 폐가 약하게 타고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노래 부를 때 소리를 길게 내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 환자를 처음에 토양체질로 보고 치료하다가 메티마졸 리바운드로 나온 두통, 발열, 가슴 두근거림이 여전하여 다시 진찰하였고 그가 목양체질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침효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었다. 첫째는 환자가 약물을 확실하게 끊지 않고 컨디션이 안좋을 때는 다시 복용하여 체질침 효과를 독립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효과가 나올 때도 그것이 메티마졸의 효과였는지 침의 효과였는지 애매했고 부작용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것 때문에 치료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둘째는 이 환자가 직업적으로 노래를 자주 불렀기 때문에 목양체질침을 시술할 때도 치료 효과가 억제되었다. 목양체질이 노래를 할 때 체질적으로 약하게 타고난 폐의 기능을 과용함으로써 침의 효과가 지워져버린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정확한 체질을 파악하였지만, 잘못된 체질침을 맞는 과정에서 이미 환자의 신뢰를 잃어서 치료를 계속 진행할 수 없었다. 난치병은 가능한 단기간에 치료자의 임상적 직관을 총동원하여 정확한 체질을 파악해야만 한다. 그러자면 체질감별시 특정 체질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체질감별 준비단계로 약물을 확실하게 디톡스하고 환자가 과로를 피하도록 해야 한다.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원인은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과 약물이다. 이 원인을 보지 않고 결과값만을 조정하려는 모든 요법의 효과는 단지 일시적이며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근본치료가 될 수 없고 환자를 평생 약물의 노예로 전락시킬 뿐이다. 병의 뿌리는 내가 먹는 것,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이다. 내 삶의 모습이 병의 원인이니 그것을 돌아보고 본인의 타고난 몸의 조건, 즉 체질에 맞추어 바꾸면 비로소 나을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특히 8체질의학은 갑상선이 폐의 기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에 주목한다. 실제로 갑상선호르몬은 폐의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폐의 기능이 약하게 타고난 목양체질은 갑상선도 약한 편이다. 따라서 목양체질의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 자체가 강해진 결과가 아니라 약한 폐의 기능이 혹사당할 때 그것을 감당하기 위하여 폐와 연동된 갑상선이 일시적인 기능과열상태에 빠진 것이다. 숨을 길게 오랫동안 내뱉어 빈폐를 유발하는 발성의 노래를 하거나 관악기를 연주하거나 빈폐호흡을 길게 해야 유리한 스포츠, 예컨대 수영이나 프리다이빙을 하는 경우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 이것은 언젠가는 결국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목양체질의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기능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약물을 사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약한 폐의 기능을 강하게 만들 수 있도록 식단과 활동을 조정해야 완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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