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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잠복결핵

볼이 불그스름한 60대 여성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잠복결핵 때문에 결핵약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을 복용중인데 그 약을 먹고 아침 소변이 붉게 변하였고 발도 시리다"고 하였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은 있으나 활동은 하지 않는 상태다. 당연히 증상도 없다. 그런데 지금의 의료에서는 그 균을 죽이겠다고 약을 복용시킨다. 이런 치료는 당연히 논란이 된다. 결핵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핵균이 왕성하게 증식하지도 않고 결핵 증세도 없는 것은 숙주가 비교적 건강하기 때문이다. 숙주가 건강을 잃어야만, 즉 내부장기들이 과도한 불균형 상태가 되어야만 그 균의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되고 그 때부터 비로소 증식한다. 결핵균이 결핵의 원인이라면 결핵균의 존재만으로 반드시 증세가 나와야 할 것이지만 이처럼 아무 증세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핵의 진짜 원인은 체질에 맞지 않는 생활습관이며 결핵균의 활발한 증식은 그에 수반되는 결과일 뿐이다.

사람의 몸이 건강할 때는 내부장기가 적불균형을 이루고, 병으로 쇠할 때는 과불균형 상태가 된다. 적불균형은 체질에 따라 선천적으로 정해진 약한 장기와 강한 장기 기능의 강약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지지 않은 상태, 즉 적당한 불균형의 상태이며 과불균형은 이와 달리 과도하게 벌어진 상태다. (내부장기들 사이의 완전균형은 불가능하다) 과불균형에서는 각 장기의 염증, 그에 따른 유해한 미생물의 증가나 바이러스의 증식이 관찰된다. 적불균형에서는 그런 것들이 관찰되지 않는다. 병의 치유는 과불균형에서 적불균형으로 넘어가는 것을 말하며 이 과정에서 염증과 유해한 미생물과 바이러스는 감소한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그 사람이 체질에 맞게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과불균형에서 헤어나올 수 없으며 그 결과 각 장기의 염증, 유해한 미생물과 바이러스의 증식이 끝없이 반복된다. 따라서 그것을 처리하기 위한 면역반응도 그에 상응하여 끝없이 되풀이되는데 이것이 바로 면역과잉 상태다.

일반적으로 대증요법은 증세의 원인이 되는 내부장기의 과불균형을 적불균형으로 돌리는 대신 그 결과인 염증과 유해 미생물과 바이러스만 억제하고, 이것은 약효가 듣는 단기간에는 면역을 저하시켜 증세를 가라앉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억제된 면역반응이 더해져 더 심각한 면역과잉(자가면역질환)을 불러온다. 

내부장기가 과불균형에서 적불균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염증과 유해한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처리하기 위하여 면역이 발휘되지만 여기서는 끝이 있다. 그런 현상의 근원이 되는 내부장기의 불균형이 점점 감소하고 균형점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적불균형에 도달하면 염증과 유해한 미생물과 바이러스는 몸에 영향을 줄 수 없을 정도로 감소한다. 사람들이 '병에 잘 안 걸릴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바로 이 적불균형 상태다.

잠복결핵 환자는 처음에는 적불균형 상태다. 그 사람은 건강하기 때문에 결핵균이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런데 독한 결핵약을 먹여서 그 활동하지도 않고 얌전히 정지해있는 균을 박멸하려고 하면 오히려 그 약물로 건강을 잃게 된다. 즉 내부장기 사이에 과도한 불균형 상태가 유도된다. 결핵약을 복용하고 간이나 신장이 망가지거나, 피부 발진이 생기거나, 심지어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결핵균 역시 항생제 내성이 생겨서 더 많이 증식할 수 있다. 벌레 한 마리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태워먹는 꼴. 

이 때문에 잠복결핵 치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의료인은 '안전성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정책이니 따라야 한다'며 논의 자체를 뭉개버렸다. 정부가 그런 어리석은 사업에 국민의 혈세를 붓도록 부추긴 게 누구인가? 캐시카우 하나 더 얻으려고 국민 건강을 희생시켜도 되는지 돌아볼 일이다.

 

결핵퇴치 초강수, 생사람 잡을 판

정부가 결핵균은 보유하고 있지만 전염성이 없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도 없는 잠복결핵 감염자 검진·치료를 대대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거세다. 잠복결핵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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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우리가 어릴 때 맞았던 BCG백신이 잠복결핵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릴 때 결핵 예방한답시고 결핵균을 집어넣었다가 이제는 그 결핵균이 위험하다며 박멸하자는 것. 앞뒤가 맞지 않는다. 처음부터 결핵균을 넣지 않았으면 잠복결핵이 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처음에 결핵균을 집어넣은 쪽에서는 '약독화된 결핵균이니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잠복결핵을 치료할 명분이 사라진다. 잠복결핵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으니 위험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결핵균을 접종할 명분이 사라진다. 아무래도 둘이 만나서 의견 조율을 하는 게 좋겠다. 이래서는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가 되어버리지 않겠는가? 아프지 않은 사람을 치료하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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