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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파킨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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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분의 부축을 받아 오시는 할머니가 있다. 4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서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고, 거동이 불편하며, 몸이 굳어가고 있다. 처음 오셨을 때 체질침을 시술받고 '그 날은 안 아파서 잠을 푹 잘 수 있었다'고 했고, 이마의 감각이 없는 것도 몇 주 치료하면서 그 감각이 돌아왔다.

 

이 분은 매일 대증요법 약물을 대량 복용하는데, 스타레보, 퍼킨정, 휴비스트아스피린, 뉴토르정, 네오칼디정, 미라펙스정, 마그밀정, 페인리스세미정, 타로신서방정, 동화디트로판정, 로라반정이 그것이다. 이 약물들은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약물이 아니라 증세를 잠깐 억제해주는 약이다. 이런 종류의 약물을 10종 이상 복용하면 치료가 불가능해진다. 초기의 단순한 병리가 복잡하게 뒤엉켜 버리기 때문에 몸이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제대로 끌어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약물 디톡스를 했다. 아스피린은 목양체질과 목음체질에 맞는 약이고 나머지 체질에서는 잘 맞지 않거나 위장관출혈 등의 부작용이 나온다. 이 환자는 목양 목음체질이 아니기 때문에 복용을 중지시켰다. 네오칼디는 칼슘제와 비타민D를 합한 것인데, 비타민D군제제 역시 목양 목음체질에 해당되고 이 분은 체질에 안 맞아서 중단시켰다. 체질에 안맞는 비타민제를 복용하면 비타민 과잉증이 온다. 또한 칼슘을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고 약물 형태로 복용하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빈도를 높인다. 뉴토르정은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인데 지질대사를 방해해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는다. 그런데 이렇게 지질대사를 방해하면 몸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당질대사를 끌어올려서 당뇨병이 잘 온다. 이러면 그에 대한 약물을 다시 더하게 되어 약만 점점 늘어난다. 8체질의학의 체질섭생을 실천하면 혈청내 성분이 유익한 방향으로 변하기 때문에[각주:1] 굳이 이런 약물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그렇게 뉴토르정도 바로 중단시켰다. 지금 필자가 열거한 비타민제, 칼슘제, 스타틴계열의 약물은 바로 중단해도 몸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약물 디톡스를 할 때 가장 먼저 염두해두어야 하는 약물들이다. 그리고 아스피린도 체질에 안 맞는 경우 바로 중단해야 한다. 단 혈전이 생길 수 있는 리스크가 있으면 체질식이 익숙해질 때까지 체질약을 복용한다. 이 체질약은 혈전을 예방하는 약재들이 배합되어 있다. 이 환자의 경우 페인리스세미정(진통제)도 중단시켰는데 그 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통증이 줄지 않았고 침치료만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됐기 때문에 중단하면서 경과를 관찰했다. 로라반정(수면제)도 중단시켰다. 수면제가 들어가면 자율신경계가 교란되어 체질침 효과가 거의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물디톡스와 체질침을 병행하여 통증의 감소, 두피 감각의 회복이라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치료 가능성을 발견한 셈이지만 갈 길이 멀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이 파괴되어 도파민을 충분히 분비해주지 못할 때 나타난다.[각주:2] 그래서 기존 요법은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것에 주력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면 파킨슨병 특유의 증세인 몸의 떨림이 완화되어 환자들은 안도하게 된다. 문제는 이것으로 병이 낫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어 간다는 것. 망가져가는 흑질을 대신하여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공급하면 몸은 이에 대해 다시 새로운 조치를 취하게 된다. 즉, 도파민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들을 파괴시켜서 도파민을 넣어줘도 그에 둔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더이상 도파민 효과는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레보도파를 투여받은 환자는 몇 년 지나면 몸이 더 굳어버린다. 이처럼 사람이 인위적으로 몸의 질서에 맞서는 요법을 쓰더라도 몸은 우회로를 만들어서 결국 자기의 의도를 실현한다. 몸의 질서를 거스르는 요법들의 결말은 모두 이와 같아서, 그 효과는 결국 상쇄되고 사라져버린다. 그런 요법들은 생명을 지배하는 거대한 질서를 거스르는 작은 역류에 불과하다. 따라서 몸의 질서를 거스르지 말고 그 질서에 맞추어 가는 것을 예방과 치료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체질에 맞지 않는 생활방식 가운데 흑질이 파괴될 수 밖에 없는 어떤 조건이 있고, 그것을 해결하는 올바른 해법은 도파민의 인위적인 공급이 아니라 본인 체질에 맞는 섭생을 하고, 약물의존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도파민이 감소되어야 하는 최초의 원인은 사라지고, 세포들의 도파민 감수성도 개선되어 파킨슨병이 근본치유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파킨슨병 증세로 나오는 손이나 턱의 떨림은 몸이 스스로 혈액순환이 억제된 부분을 찾아서 원활하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불리한 조건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일종의 보상이라는 것. 따라서 체질에 맞는 섭생을 하지 않고 단지 도파민의 인위적인 공급으로 그 떨림을 멈추려고 하면 혈액순환이 억제된 부분을 제대로 보상해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애초에 그런 순환억제를 초래한 생활습관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사면초가의 상태로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은 발병 초기에 대단히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흑질이 더 많이 파괴되기 전에 자기 삶을 돌아보고 체질에 맞게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1. 1985년도 <체질의학의 체질분류법에 따른 식품기호도와 영양상태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이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에서 나온 바 있다. [한국영양학회지] 제 18권 제2호에 수록되었다. [본문으로]</체질의학의>
  2.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에서 뇌의 흑질이 파괴되는 것은 알파 시뉴클레인이라는 이상단백질이 뇌세포에 쌓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식의 연구는 한편으로 의미가 있겠지만 그 단백질이 왜 뇌세포에 쌓이는지, 그 이전의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가서 최초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것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치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허무한 것이 되고 만다. 우리는 당연히 그 최초의 원인으로 그 환자의 생활습관을 지목할 수 밖에 없고, 그가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생활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한 결과 그런 병리적 물질이 생성되어 뇌세포 뉴런을 파괴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 체질에 맞는 섭생이 치료와 예방에 중요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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