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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공관절수술 후유증

중년남성이 진찰실로 들어온다. 다리가 많이 불편해보인다. 질질 끌다시피 한다. 환자는 보행장애,통증,무력감(왼쪽다리)을 호소한다. 과거력이 상당하다. 

1994년 뇌좌상(출혈성) 다발성좌상 및 타박(두피안면 등) 뇌실질내출혈 왼쪽비골경부골절 뇌경막하수종 왼쪽슬관절부외측반월상연골파열 왼쪽슬관절부전방십자인대부분파열. / 2012년 3월 오른쪽 견관절이두박근파열, 오른쪽 견관절충돌증후군/ 2012년 5월 왼쪽 무릎퇴행성골관절염으로 인공관절수술/ 2013년 1월 왼쪽 대퇴골경부골절로 인공관절수술/ 2013년 4월 왼쪽 무릎관절부전강직으로 관절수동술

관절수동술 시도한 병원에서는 치료불능으로 판정내렸다. 환자는 머리 다친 후 냄새를 잘 못 맡는다. "겨울에도 내복 안 입는다. 더위는 못참고 추위는 안탄다."고 한다.

현재 복용하는 약은 아모디핀정 대원클로피도그렐정 리피원정20mg 알포콜린연질캡슐 알프람정0.25mg 레바겐정 알비스정.

척추밸런스를 잡아주는 침처방으로 3달간 치료했는데 유효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복용중인 대증요법약물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 치료에 한계가 있다. 이상적인 치료방향은 체질식을 하면서 약을 줄이는 것인데 약을 줄이자마자 흉통이 생겼다. 심장이 부담을 느낀 것이다. 워낙 오래 복용한 약들이라 몸이 길들여져서 끊기가 쉽지 않다. 더이상 리스크를 감수할 수 없어서 다시 원래대로 복용하시라고 하였다. 그 후 환자 요청으로 한약치료를 병행하기로 하고, 근육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처방을 투여했다. 복용 10일 후 환자는 "요통은 여전하나 무릎,고관절,보행장애는 많이 개선됐다"고 한다. 인공관절수술로 어느 정도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만들어진 상황이고 대증요법약물이 많이 투여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치료효과가 기대이상이었다. 이 케이스는 인공관절수술 후유증 환자가 어느 정도는 호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존의 대증요법 약물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더 많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 환자는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얼마 안 되어 고관절이 안좋아져서 대퇴골도 인공관절로 대체했다. 그리고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고관절,허리가 안 좋아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무릎관절을 그대로 두어도 될 것을 무리하게 수술을 해서 거기서 균형이 먼저 무너지고 고관절과 척추에서 다시 균형이 무너진 것이다. 무너진 균형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그것 때문에 진통제를 달고 살아야 한다. 몸의 한 부분에 이상이 오면 그것을 인공적인 수단으로 대체하면 된다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한 부분은 다른 한 부분과 유기적인 연결고리가 있고 미묘하게 전체균형을 유지한다.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도 함께 무너진다. 그래서 몸의 한 부분이 약해져도 가능한 살려쓰려고 해야 한다. "새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몸에는 통하지 않는다. 사람이 만든 것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자연이 만든 것보다 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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