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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잇몸출혈을 동반한 구내염

30대 중반의 여성이 어머니 소개로 내원했다. "잇몸이 내려앉는데 앞니가 벌어질 정도. 잇몸에 구멍이 송송 나고 피가 많이 난다. 입냄새가 심하다"고 한다. 피로감도 심하다. 이 상태가 2년 정도 지속되고 있다. 

가끔 편두통 어지럼증이 있다. 어지럼증은 시야장애도 동반한다. 변비가 있어 2~3일에 한번꼴로 배변한다. 

명치에 압통이 있고 하복부는 출산으로 생긴 튼살이 있고 배꼽 아래로 임신선 흔적이 보인다. 촉진시 아랫배가 무력하다는 느낌이다. 평소 이가탄을 먹지만 잇몸이 낫지 않는다고 한다. 종합비타민제 오메가3도 먹고 있다. 생선 매운음식은 안좋아한다.

우선 치료에 불필요하거나 치료를 방해하는 변수를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여, 이가탄 오메가3 비타민제를 모두 끊게 했다. 직장이 멀어서 주말에만 내원할 수 있다고 하여 한약치료 위주로 하고 침치료는 주말에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체질식 방법을 알려주었다.

1주 후 대변이 좀 더 자주 나와서 좋다고 한다. 1달 정도 치료를 진행하니 피로감이 개선되고 잇몸출혈이 멎었다. 하지만 2주 후 출혈이 조금 재발했다. 체질식을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니 거의 안지키고 있다고 한다. 체질식이 치료에 중요함을 다시 설명하고 계속 치료를 진행 중에 어느 날, 환자분이 이야기하길 "그 전날 치료받고 4~5시간을 내리 자고 나서 입안에서 구멍나는 게 다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로도 증상이 살짝 재발하곤 했으나 처음처럼 힘들진 않다고 한다. 

보통 잇몸염증 충치처럼 구강 안에서 생기는 질환은 그 원인을 세균으로 본다. 하지만 우리는 그 세균이 입안에서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세균 그 자체보다 그 세균을 생기게 하는 원인이 더 병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에 가깝지 않을까?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미생물의 집합군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미생물이 자기 체질에 맞지 않다면 거부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 반응이 인체에서는 염증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분명하게 이해해야 할 것은 염증이 사라지거나 통증이 사라지는게 반드시 병이 낫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염증은 겉에서 드러나는 결과일 뿐이고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음식이다. 염증은 몸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기는 것이다. 제 몸에 맞지 않는 미생물군에 노출 접촉되었을 때 그것에 대해 몸을 지키고 그 부적합한 생체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은 자기 세포를 변형시킨다. 만일 그 미생물에 노출이 되지 않았다면 그렇게 변형할 필요가 사라지므로 비가역적 손상을 입지 않았다면 원래대로 복구될 수 있을 것이다. 

충치도 마찬가지. 우리가 '충치'라고 부르는 현상은 치아 표면이 변형되는 것이다. 그 변형의 이유는 치아가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섭취하여 얻은 미생물군으로부터 더 깊이 손상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자기 스스로를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철이 비를 맞고 녹스는 것과 같다. 그 녹을 걷어내면 녹슬지 않은 원상태의 철이 나온다. 이 때, 녹은 철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피막의 역할을 한다. 만일 계속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섭취한다면 치아의 방어표면은 그에 비례해서 점점 두꺼워져야 할 것이고 따라서 치아부식면은 확장될 것이다. 그 부식면을 떼어내고 다른 물질로 때우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래서 충치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고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각주:1]

  1. 필자는 이런 이유로 수돗물 불소화를 반대한다. 발상 자체가 파시즘적이기도 하고, 그런 정책의 밑바탕에 깔린 관점은 충치가 생기는 근본원인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의료정책이 질병의 근본원인을 무시하고 대증요법을 지원하고 지지하기 때문이다. 수돗물 불소화는 그런 어리석음의 극한에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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