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술 먹을 때 필름이 끊긴다며 한약을 지어가신 분이 있다. 이 분이 통증치료하시려고 최근 다시 찾아오셨는데
"더이상 필름이 끊기지 않는다"고 기뻐하셨다.
이 분은 은퇴한 군인인데 조직사회에 계시다 보니 술자리가 많은 것 같다. 필름 끊기는 증상 외에도 만성피로를 호소했는데 간이 알콜을 분해하느라 과로한 것이다. 목양체질의 간열肝熱로 변증하고 처방을 만들었다.
이 분은 발을 덮고 있는 피부 위에 정맥류가 있다. 이것은 애주가들한테 가끔 관찰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콧등의 혈관이 부풀어올라 딸기코가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술이 들어가면 몸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 심장흥분도가 높아지고 혈관이 확장된다. 술을 지나치게 자주 마시면 이 상황이 반복되면서 심장이 부담을 느끼고 그에 대한 반발로 심혈관계의 전체순환을 억제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맥류가 생긴다. 결국, 정맥류가 있다는 것은 심혈관계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복진해보면 대부분 복부긴장도는 높지 않다. 이런 경우, 간열을 식히는 동시에 심혈관계를 보補하는 처방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