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닥터로 근무할 때, 조금 큰 한의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규모가 커서 그랬는지 일반적인 통증환자가 아닌 다양한 증상의 환자를 만날 수 있었다
한번은 아주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치료받으러 왔는데 눈이 노랗다
황달을 치료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체질감별을 해보니 목양체질이었고
복진을 해보니 갈비뼈 안쪽이 팽만되어 손을 집어넣아도 들어가지가 않는다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흉협고만胸脇苦滿이라고 하는데 간열이 높아질 때 나타나는 일종의 싸인이다
체질침과 함께 한약을 투여했다
간열을 식혀주는 처방과 담즙배설을 돕는 처방 두 가지를 합해서 투여했다
한의학에서는 두 가지 처방을 합한 것을 합방合方이라 한다
일반적인 목양체질 간염일 경우 간열을 식혀주는 처방만 사용하는데
이 경우는 황달이 있었고 이것은 담즙이 울체된 상태의 반영이었기 때문에
두 가지 처방을 합방하여 투여한 것이다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3주차에 황달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굴에 열꽃이 피었다고 하였다
확인해보니 몸에 좋을까 싶어서 잎채소를 위주로 먹고 있다고 하여
환자에게 잎채소가 목양체질에게 해롭게 작용함을 상기시키고
'채식을 하고 싶거든 반드시 뿌리채소만 드시라'고 하면서 치료를 계속했다
그 다음 3주차에 열꽃도 완전히 사라졌고
황달이 완전히 사라져 치료를 끝마쳤다
목양체질 남성은 유난히 간질환이 많다
그것은 체질적으로 다른 장기에 비해 간이 과항진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목양체질 성품 자체가 어디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간질환에 많이 걸리는데 한 몫 한다
사람 만나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그래서 술자리를 자연히 많이 갖는데
애초에 간기능이 뛰어난 편이라 음주량도 탁월(?)하다보니 더 조심성이 없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술잔 돌리기, 찌개 한 그릇에 먹기 풍습 때문에 간질환 환자가 더 많다
이런 풍습은 비위생적이니 바꿔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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