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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히스타민

한 남성이 와서 "발가락이 부었다"며 치료를 원하였다. 특별히 어디에 부딪히거나 삔 것은 아니었다. 진찰해보니 증상의 원인은 평소 복용하는 약물, 즉 이 분이 오랜 기간 알러지를 치료하려고 복용한 항히스타민제 '지르텍'이었다.


히스타민histamine은 외부의 해로운 자극에 대하여 우리 몸이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분비하는 유기물질 중 하나다. 알러지의 원인이 되는 것과 접촉했을 때 히스타민이 분비되어 환부의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량을 늘리고 각종 면역단백질을 공급한다. 이 때 환부가 붓거나 발적되거나 통증이 유발되는 등 소위 염증반응을 매개하기 때문에 이것을 환자는 ‘문제’라고 인식하게 되고 대증요법은 이러한 인식에 영합하여 히스타민 반응을 억제하는 쪽으로 치료의 방향을 잡아간다.


그러나 히스타민은 그것이 몸에서 하는 역할로 살펴볼 때 해로운 외부자극에 대하여 몸을 방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며 히스타민 반응 자체를 억제하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빚어낸다. 예를 들어 누가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계속 재채기와 콧물이 나오거나 피부가 가려워지며 붉게 두드러기가 올라왔다고 할 때 그것은 해로운 것에 대한 몸 스스로의 방어반응이므로 본인 체질에 해로운 알레르겐을 함유한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 쉽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항히스타민제histamine antagonist를 쓰면 잠시 히스타민 반응을 억제하여 그것으로 인한 증상이 사라지니 다 나은 것 같은 착각을 주지만 그 약을 중단하는 즉시 몸은 예전에 눌러놓은 반응을 다시 처음부터 수행하게 되어 원래대로 증상이 돌아온다. 이러면 병이 낫는 것이 아니라 계속 약물에 의존하고 재발을 반복하는 다람쥐 쳇바퀴만 돌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약을 중단하면 그 동안 눌러놓은 몫의 반응까지 더하여 올라오기 때문에 증상은 점점 심해진다. 처음에는 잠깐 가려움을 호소하던 환자가 항히스타민제에 의존하면서 자기 피부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면 칠판에 쓴 것처럼 선명하게 글씨가 새겨질 정도의 피부묘기증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마땅히 수행되어야 하는 히스타민 반응을 약물로 억제하는 바람에 히스타민 반응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이 완전히 처리되지 않고 계속 몸에 잔류하고 증가하면서 '수행되어야 하는 히스타민 반응'의 세勢를 확장하기 때문이다. 몸은 너무도 정직하기에 자기에게 해로운 무엇을 하면 반드시 면역반응을 통하여 그 빚을 갚아줘야 한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그 빚이 쌓여가고 마침내 신체적 파산에 이르게 되는 것이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남성의 발가락이 부은 것은 히스타민 반응이 완결되지 못하고 축적된 결과였다. 체질침을 시술하여 히스타민 반응을 요구한 몸의 불균형을 조율하자 부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항히스타민제를 중단하고 알레르겐을 함유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 및 접촉을 피해야만 완치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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