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과민성 대장증후군

필자가 단골로 가는 음식점 사장님이 어느 날 진찰을 받고 싶다고 하시길래, 어디가 불편하시냐고 물어보니 "하루에도 대변을 보러 화장실을 열 번씩 간다"고 한다.

원래도 하루에 2~3회는 가는 편인데, 어느날부터 갑자기 횟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 체질을 감별해보니 대장이 선천적으로 약한 목음체칠이다. 보약을 드시고 싶다고 하시길래 대장의 허약을 보補하는 처방을 지어드리면서, 반드시 해산물 섭취를 삼가하시라고 권고하였다.

목음체질cholecystonia은 해산물을 섭취하면 약한 대장이 더욱 약해져서 하루에도 여러 번 대변을 보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게 된다. 대장이 약해져서, 대변을 오래 담아두었다가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조금씩 자주 해결하게 되는 것, 말하자면 '대변실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가진 분들은 식사를 하고 나서 바로 화장실로 직행한다. 우리 몸에서 속이 빈 관의 형태를 취하는 기관이나 장기들 중에 배설을 담당하는 것이 많은데, 그것이 약해지면 흔히 그것의 작용이 여러 번으로 늘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1번으로 처리가 가능했던 것이 그 기능이 약해져서 여러 번 움직여야만 같은 양의 노폐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

한 도시가 있는데 이 도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차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자. 그럼 똑같은 상태의 청결을 유지하려면 청소차들이 평소의 두 배는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의 일이 우리 몸에서도 일어난다. 약해져서 그 기능이 절반으로 줄어든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면 두 배 더 움직여야 한다. 대장이 약해지면 대변실금으로, 방광이 약해지면 요실금으로, 기관지가 약해지면 천식(호흡수의 증가)으로, 눈물샘이 약해지면 유루증으로 평소보다 더 자주 기능을 발휘해야만 평소의 상태가 유지되는데 그것이 우리의 눈으로는 ‘질병’으로 포착되는 것이다. 비일상적으로 횟수가 빈번하게 증가하는 것은 '기능의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

2주 정도 지나서 그 분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 물어보니 대변 보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이 분 음식점은 조개류를 비롯한 해산물을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데, 아마도 요리하면서 습관적으로 섭취하게 되면서 이런 증상이 나온 것 같다. 이 분은 저녁에 귀울림 증상이 생긴 지도 2년이 되었는데 발병시기가 음식점을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역시 목음체질한테 해로운 해산물 섭취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면증과 발한發汗  (0) 2016.08.24
척추측만증과 소화불량  (0) 2016.08.16
와타나베 다츠오  (0) 2016.05.31
녹내장  (0) 2016.05.18
선입견  (0) 201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