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체질의학에서 제시하는 체질식이요법을 실천하면 치아질환이나 입냄새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체질식을 실천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증상이 남아있다면, 칫솔질 방법을 재검토해야 한다. 필자는 와타나베 다츠오(일본 오카야마 치과대학 교수)가 주창한 칫솔질 방법을 추천한다. 이것은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방법은 칫솔을 경사지게 세워서 이 사이에 끼워넣고 부드럽게 몇 번 흔들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처음에는 잇몸에서 피가 많이 나오다가 칫솔질 회수가 거듭될수록 피가 안나오게 된다. 그리고 잇몸이 튼튼해지고, 이가 흔들리는 증상도 사라진다. 잇몸이 튼튼해지면서 치아와 구강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이다. (그는 이런 칫솔질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독특한 두줄모칫솔을 개발했다. 이 칫솔은 이와 이 사이에 칫솔을 끼워넣기 쉽게 디자인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치간칫솔법과는 다르다.)
와타나베 다츠오 교수는 "이를 뽑지도 말고, 깎지도 말고, 잇몸을 자르지도 말라"고 한다. 그런 방법은 결국 이와 잇몸을 더 빨리 상하게 할 뿐이라는 것. 기존 치과치료를 감안한다면 약간 과격해보이는 표현이지만, 그가 말하려는 것은 ‘치아와 잇몸의 손상을 가능한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그는 잇몸을 자극하여 재생시키는 독특한 칫솔질로 치과질환 대부분이 치료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치과의 혁명’이라고 할 만하다. (와타나베 다츠오의 방법은, 치수가 이미 죽어버린 상태에서는 치아를 개선할 수 없다. 이 방법은 그런 상태로 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2011년도에 그의 책이 출판되었고, 국내에 강의하러 왔었다.
와타나베 다츠오의 치과에서는 치주질환을 칫솔로 치료한다. 그저 칫솔질 방법을 바꿔서 치과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면 환자들은 많은 비용을 절약할 것이다.
와타나베 다츠오의 관점은 "감염질환의 host-parasite 관계에서 periodontal pathogens을 제거하는 일반 치주치료법이 아니라, 치은 출혈을 치은의 궤양으로 보고 치은 상피를 재생하는 치료"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 그 전까지는 ‘숙주 대 세균’의 관점에서 세균이 늘어나서 이가 망가진다고 생각했다면 와타나베 다츠오는 숙주의 상태를 개선해서 해로운 세균이 번식할 일이 없도록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칫솔질이라는 물리적 자극을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환자 체질에 맞는 음식법, 목욕법, 운동 등을 더하면 환자 상태는 더욱 개선된다. 치아나 잇몸도 몸 전체의 일부이므로 몸 전체 컨디션에 영향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부장기의 균형 또는 척추의 균형이 크게 무너진 환자들은 치아나 구강의 상태도 안좋다.
이런 치료가 미래의학의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환자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서 해로운 미생물의 번식이 스스로 잦아들게 유도해야 한다. 그런 미생물의 번식은 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해로운 미생물의 번식은 다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제2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제1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제1원인은 생활습관이고, 해로운 미생물은 안좋은 생활습관의 결과로 나오는 것. 따라서 제1원인을 바로잡지 않고 제2원인만 건드리면 병이 근본적으로 나을 수가 없다. 제1원인을 바로잡지 않으면 거기서 파생되어 나오는 제2원인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을 수 없으며, 만일 그렇게 하려고 시도하면 최초의 증상은 더욱 복잡하게 분화하게 된다. (최근 들어 살균제·세정제·탈취제 등이 오히려 심각한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단순히 어떤 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수단을 사용하게 된 관점의 문제, 그러니까 생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문제다. 예를 들어 유해한 세균을 죽일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이 애초에 생겨나지 않는 가습방식을 찾아볼 수는 없을까? 집안냄새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려고 할 게 아니라 애초에 공기순환이 자연적으로 될 수 있는 건축방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문제를 ‘수단의 문제’로 축소하면 비슷한 문제는 계속 생길 것이다. ‘패러다임의 문제’로 보면 지금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 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 심지어 고의로 은폐되는 문제들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