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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커피와 금음체질

60대 중년 남성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찰실로 들어온다. 고기를 잔뜩 먹고 커피를 몇 잔 마셨는데 속이 안좋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것. 침치료를 한 다음 15분 정도 안정을 취하게 하였더니 가슴두근거림이 멈추었다고 안도하였다. 이 환자 분은 금음체질인데 금음체질은 육식과 카페인이 해롭다. '체질'이라는 것은 장기의 강약 배열이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을 말한다. 금음체질은 선천적으로 다른 장기보다 대장이 강한데, 육식은 이 강하게 항진된 대장을 더욱 항진시켜 다른 장기와의 불균형을 심화시킨다. 그렇게 불균형이 심해지면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이다. 카페인 역시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교감신경긴장형인 금음체질의 불균형을 더욱 커지게 만든다. 커피 뿐 아니라 녹차,홍차,박카스,에너지드링크 등도 모두 카페인으로 금음체질한테는 해로운 것이다. 이 분은 해로운 것을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섭취하여 증상이 더 심하게 왔다. 금음체질은 무엇보다 채식을 해야 한다. "체질에 맞는 채식"을 하면 육식을 하는 것보다 훨씬 원기가 강해지고 정신도 안정된다.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은 나날히 늘어서 2014년 커피 수입량은 10만 톤에 육박했다고 한다. 잔으로 따지면 하루에 4000만 잔 꼴. 커피가 거의 일상적인 음료가 되어버린 듯 하다. 이렇게 어떤 음식이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릴 때 더 음식에 주의하여야 한다.


지금은 상업광고의 홍수 속에서 커피가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간주되지만, 커피는 본래 에티오피아의 승려들이 수행을 위해서 마시던 차였다. 마치 우리 나라 스님들이 녹차 등을 마시면서 수행에 정진한 것과 비슷하다. 카페인의 각성작용이 졸음을 멀리 하기 때문에 명상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금음체질과 같은 교감신경긴장형 체질들은 애초에 어느 정도 각성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몸에 카페인을 더할 필요가 없다. 금음체질한테 필요한 것은 각성이 아니라 릴렉스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느긋한 마음으로 걷는 게 가만히 앉아서 정신을 바짝 긴장시키는 것보다 몸의 균형을 유도한다는 면에서 훨씬 더 명상에 가깝다. 카페인이 아니라 신선한 물이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금음체질의 몸에는 더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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