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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음체질과 고염식

일반적으로 저염식이 건강에 이롭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금음체질의 경우 일반적인 기준보다 좀 더 짜게 먹는 편이 좋다. 

얼마전 지인과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그 분은 소금요법으로 큰 효과를 보았다고 알려주셨다. 이 분은 금음체질인데 정관수술 후 부작용으로 몸이 약해졌다가 소금요법 실천 후 많이 호전되었다. 그 분은 천일염을 고온으로 가열하여 만든 용융소금을 섭취했는데 그 복용량이 일반적인 나트륨 하루 섭취권장량의 수 배에 달했다. 이것은 우리가 믿고 있던 일반상식과 어긋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벌어진 현상이 있고 이론이 그걸 설명해주지 못한다면 이론이 틀렸거나 보완되어야 함을 뜻한다. 필자는 적어도 금음체질한테는 어느 정도 수준의 고염식이 오히려 유익하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금음체질은 적어도 인위적으로 저염식을 하면 꽤 해로울 수 있다. 금음체질들이 체질식을 할 때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 소금에 대한 부분이다. 금음체질은 매운 음식이 해롭기 때문에 체질식을 처음 실천할 때 김치를 씻어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소금이 함께 씻겨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저염식을 하게 된다. 그러면 체질식을 제대로 지켜도 무력해지고 짜증이 나거나 대장 부위의 불쾌감을 느끼거나 주기적인 복통·물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소금이 도대체 어떤 일을 하기에 그 섭취량에 따라 금음체질의 건강을 이토록 크게 좌우하는가? 소금은 혈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소금이 물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피 속에서 혈량을 유지해주는 것이다. 혈량이 유지되어야 혈압도 유지된다. 혈압이 유지되어야 무력증이 사라진다. 금음체질은 심장흥분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건강한 상태에서도 저혈압인 경우가 많다. 오래 누워있으면 그 낮은 혈압이 더 낮아져서 금새 쇠약해진다. 소금은 금음체질한테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이 저혈량증을 예방해주는 것이다.[각주:1]


금음체질에 유익한 음식 중에 젓갈이 있다. 필자는 한 때 젓갈이라는 음식에 대해서 냉장고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의 뒤떨어진 유산이 아닌가 생각한 적이 있다.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려고 어쩔 수 없이 소금을 왕창 뿌려서 만든 음식, 건강에 해로운 고염식은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이제 바뀌었다. 언젠가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고려시대에 침몰한 배가 발견된 적이 있다. 그 배 안에는 흙으로 빚은 항아리가 여러 개 있었는데 그 안에 여러 종류의 젓갈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젓갈은 최소 고려시대부터 섭취한 음식이라는 것이다. 그런 음식의 형태는 사람들과 그 음식 사이에 주고받은 1000년이 넘는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그것은 안전한 음식의 형태에 대해서 함부로 부정하기 힘든 어떤 결론을 제시한다. 1000년 이상을 살아남았다면 그 음식은 적어도 어떤 체질한테는 아주 유익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젓갈은, 회로 먹는 방법을 제외하면 가장 신선한 상태로 해산물을 섭취하는 방법이다.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등 열을 가하면 생선이라는 요리 자체가 줄 수 있는 활력은 사그라든다. 조직은 딱딱해지고 기름은 변성된다. 이건 단순히 불을 가할 때 어떤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하는 등 성분분석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을 때의 상태에서 점점 멀어져 무질서화되는 흐름flow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다. 소금에 절이는 것 자체가 해산물의 활력을 보존한다. 게다가 금음체질한테는 고염식이 유익하기 때문에 젓갈은 금음체질한테 그야말로 최고의 음식 중 하나가 된다.[각주:2]


  1. 금음체질한테 고염식은 입냄새를 예방해주기도 하고 구강이나 치아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양치질을 고운 소금(천일염이나 용융소금)으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본문으로]
  2. 시중에 나온 젓갈 중에 마늘·고추·캡사이신을 넣은 게 있는데 이것은 젓갈이 금음체질한테 줄 수 있는 이로움을 줄이고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오직 천일염과 해산물로만 만든 순수한 젓갈이 유익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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