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헬리코박터

풀과 바람 2012. 1. 10. 11:49
필자가 서울에서 한의원을 할 때 일이다

64세 여성이 찾아와서 말하길,

"1달전부터 소화불량 변비가 심했다
소화제 먹어도 효과없고 병원치료 받아도 마찬가지라서
다른 병원에 가니 헬리코박터균 제균제를 주어서 복용했는데 
복용 후 신물이 올라오면서 구토 설사를 했다
병원은 "일시적인 반응"이라며 재복용을 권했다
그래서 다시 복용했는데 역시 구토 설사를 하고 허리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토사곽란吐瀉藿亂[각주:1]이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제 복용이 원인이라 복용을 중지하고 치료하니 요통이 사라지고 속도 편해졌다
이 여성은 토양체질이다
토양체질은 위열胃熱이 원래 강한 체질인데
그 위열을 억제하는 헬리코박터 균을 제거한 것이 위와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 몸에 정말 해로운지 이로운지는 아직도 논란거리다


'헬리코박터를 두려워말라' 


헬리코박터 균은 위산을 억제하여 위 안의 산염기 균형을 유지한다
한의학에서는 위산 농도가 높아져서 소화력이 항진된 상태를 위열胃熱,
반대로 위산농도가 떨어져서 소화력이 약해진 상태를 위한胃寒이라고 한다
둘 다 균형이 깨진 상태다
헬리코박터 균은 위열을 식혀 소화력이 지나치게 항진되는 것을 억제한다

위 여성은 헬리코박터 균을 제거하면서  
산염기 균형이 깨지고 위열이 강해지면서 위산이 역류한 것이다

최근, 살균 제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세간을 떠들석하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고도 그런 경향에서 비롯한 것이다 

지나친 살균 제균에 대한 집착은 현대인의 강박관념이다 
이런 관점을 따른다면 소위 '위생적인' 환경은 모든 미생물이 죽어버린 상태를 뜻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몸안에 있는 미생물은 제거 대상이 아니고 우리와 함께사는 생명이다

이들은 우리 몸 안에서 제 역할을 하며 미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따라서 무조건 제균할 것이 아니라 미생물의 불균형상태를 초래한 생체환경을 바로잡아야 한다

  1. 구토 설사 복통 등이 함께 오는 증상. 일반적으로 음식물 약물이 원인이다.. [본문으로]